韓 국제정치학·회화사 거두…동주 이용희 다시 읽기
탄생 100년 맞아 저작 해제집 '장소와 의미' 출간…전집도 출간 준비
(서울=연합뉴스) 정아란 기자 = 동주 이용희(1917~1997)는 한국 국제정치학의 태두이자 한국회화사를 개척한 인물이다.
기미 독립선언 33인의 한 사람인 이갑성의 맏아들인 그는 젊은 시절부터 독립운동가이자 서예가인 오세창의 집을 드나들면서 그림 보는 눈을 길렀다.
연희전문학교 졸업 후 1948년부터 서울대에서 국제정치학을 가르쳤고 서울대 외교학과 설립, 한국 국제정치학회 창립 등을 주도하면서 한국 국제정치학의 초석을 다졌다.
상아탑을 지키던 그는 1975년 박정희 대통령 정치특보로 기용됐고 이듬해부터 국토통일원(통일부 전신) 장관을 지냈다.
그는 '이동주'라는 필명으로 한국회화사를 소개하는 저작도 여러 차례 냈다.
1969년부터 잡지 '아세아'에 연재한 칼럼 '우리나라의 옛 그림'은 그의 독특하면서도 높은 안목을 세상에 널리 알렸다.
탄생 100년, 서거 20년을 맞아 14명의 후학이 동주의 주요 저작을 해제하고 분석한 글의 모음집 '장소와 의미: 동주 이용희의 학문과 사상'이 연암서가에서 출간됐다.
강상규(방송통신대 일본학과), 김명섭·김성호(연세대 정치외교학과), 박건영·김준석(가톨릭대 국제학부), 민병원(이화여대 정치외교학과), 박성우·전재성(서울대 정치외교학부), 안외순(한서대 국제관계학과), 조홍식(숭실대 정치외교학과) 등 대학에 몸담은 10명의 정치학자가 동주의 저작물을 다시 읽고 해설을 덧붙였다.
1부 '장소와 권역의 국제정치'는 이용희의 국제정치관, 문제의식 등을 살폈다.
동주가 국제정치학 분야에서 남긴 첫 작품이자 교과서로 대접받는 '국제정치원론'(1955), 1962년 출간된 국제정치학의 이론 학술서인 '일반국제정치학'(상), 유럽 정치통합을 탐구한 마지막 저서 '미래의 세계정치'(1988) 등이 그 분석대상이다.
2부 '장소의 정치사상과 한국민족주의'는 '정치와 정치사상사' 등을 통해 고인이 민주주의, 공산주의, 사대주의 등을 어떻게 바라봤는지를 고찰한 부분이다.
3부 '한국회화의 미와 사상'에서는 이선옥 호남지방문헌연구소 서화팀장, 장진성 서울대 고고미술사학과 교수, 정병모 경주대 문화재학과 교수, 조인수 한국예술종합학교 미술원 교수 등 4인이 분석과 연구를 맡았다.
이 책은 같은 출판사에서 곧 나올 '동주 이용희 전집'의 별권으로 기획됐다.
편자들은 "동주의 학문과 사상을 해명하는 일은 비단 동주 연구에 그치지 않는다"라면서 "한국 지성사의 중요한 단면을 밝히는 작업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377쪽. 2만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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