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In] 한강이남최대 대구도매시장, 이전·재건축 대신 시설확장 가닥

입력 2017-12-10 10:01
[현장 In] 한강이남최대 대구도매시장, 이전·재건축 대신 시설확장 가닥

10년째 지지부진 시설 현대화 돌파구 마련되나…제3 방식 막바지 논의



(대구=연합뉴스) 최수호 기자 = 이전, 전면 재건축 등을 놓고 의견이 갈려 표류해온 대구농수산물도매시장(북구 매천동) 현대화 사업이 '기존 시설 확장'이라는 제3의 방식으로 추진될 가능성이 커졌다.

이전이냐 재건축이냐는 갈등에 막혀 올 연말까지 현대화 추진 방식을 확정하지 못할 경우 자칫 사업 자체가 무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면서 상인 등이 대안을 마련해 막바지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10일 대구시 등에 따르면 농수산물도매시장 유통 종사자 대표와 건축·도시계획·갈등관리 분야 전문가 등 22명으로 구성한 '농수산물도매시장 시설현대화추진협의회'(이하 추진협의회)는 오는 12일 기존 시설 확장 방식으로 시장 현대화를 추진할지를 결정한다.

시설 확장 주 내용은 경매장으로 활용하는 농산A·B동 사이에 있는 상가를 시장 인근에 매입할 대체부지에 옮긴 뒤 빈자리도 경매장으로 활용하는 방안 등을 담은 것으로 전해졌다.

또 이전 또는 재건축에는 국비 지원액 600억∼700억원을 포함해 모두 3천500억원 정도가 필요하지만, 시설 확장으로 가닥을 잡으면 사업비도 대폭 축소할 수 있다.

시는 추진협의회가 시설 확장 방식으로 현대화를 추진하기로 결정하면 내년 초 정부에 사업을 신청해 국비를 지원받을 계획이다.

한강 이남 최대 농산물 집산지인 대구농수산물도매시장은 1988년 문을 열었다.

그러나 비효율적 건물 배치, 공간 포화, 낡은 건물 안전 문제 등을 이유로 2005년부터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불거졌다.

이에 따라 시가 2013년 '농수산물도매시장 시설현대화 방안 계획수립' 용역을 실시한 결과 재건축보다 이전이 필요하다는 결론이 나왔다.

시는 북구 검단동, 달성군 하빈면 등 4곳을 후보지로 선정해 적합한 장소를 물색했지만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이후 2015년 용역을 다시 해 재건축 쪽으로 사업 방향을 틀었다.

당시 시 관계자는 "기존 터를 매각하고 도매시장을 이전하면 매입 대상자를 이른 시일 안에 찾기 어렵고 사업비도 막대하게 든다"며 "북대구 IC 등 주변 교통망이 발달한 현재 도매시장 수송여건 등도 장점으로 고려했다"고 말했다.

그러자 도매시장 일부 상인은 "대다수가 이전을 요구했음에도 의견을 묵살했다"며 "재건축은 공사 기간이 2∼3년 더 걸려 도매시장 기능 위축, 물동량 감소 등 부작용을 낳는다"고 반발했다.

반면 "현재 상권을 포기할 수 없으니 재건축하는 게 맞다"며 찬성하는 상인도 있었다.

이런 까닭에 사업 추진은 최근까지 지지부진했다.

시는 문제 해결을 위해 지난 3월 추진협의회를 구성했다. 또 보다 밀도 있는 논의를 이어가기 위해 이전 또는 재건축을 원하는 상인 대표와 갈등관리 전문가를 중심으로 한 소협의체도 꾸렸다.

추진협의회는 최근까지 4차례, 소협의체는 8차례 회의를 열었다.

추진협의회 구성원들은 또 지난 5월 시설현대화에 나선 서울 가락도매시장과 인천 구월도매시장을 찾아가 두 시장 관계자에게 사업 추진 경과, 이전·재건축 장단점 등을 들었다.

시 관계자는 "시설 안전성 등을 고려할 때 현대화 문제를 더는 미룰 수 없다"며 "원활한 사업 추진을 위해 이해 당사자들 간 합의가 하루빨리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su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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