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일리노이대 학생수송 버스업체 중국인 비하 광고 논란

입력 2017-12-05 11:53
美일리노이대 학생수송 버스업체 중국인 비하 광고 논란

(시카고=연합뉴스) 김 현 통신원 = 미국 시카고 교외도시와 인근 대학도시 사이를 운행하는 대형 셔틀버스업체가 중국인 비하 발언으로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4일(현지시간) 시카고 언론과 CNN방송 등에 따르면 일리노이 주 샴페인에 기반을 둔 셔틀버스업체 '서버번 익스프레스'(Suburban Express)는 지난 2일 일리노이대학 재학생들을 상대로 발송한 겨울방학 귀가용 교통편 홍보 이메일에서 자사 버스 이용시 장점 중 하나로 "탑승객들이 당신처럼 생겼다. 중국에 가있는 기분을 느끼지 않아도 된다"는 점을 꼽았다.

일리노이대학에 중국인 유학생이 많고, 중국 출신들의 차림새가 눈에 띄는 점을 비꼰 것이다. 시카고 abc방송은 일리노이대학 재학생 4만4천 명 가운데 최대 5천900명이 중국 출신이라고 전했다.

반발이 일자 이 업체는 "경쟁업체가 중국 유학생들을 적극 공략하고 있는 점을 감안해 한 소리"라면서 "의도한 바는 아니었으나, 모든 비(非)백인에 대한 모욕으로 들릴 수 있었던 점을 인정하고 사과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들은 "일리노이 주 간판 주립대학인 일리노이대학은 일리노이 출신들에게 양질의 교육을 제공하기 위한 기관이어야 한다"며 이 대학의 높은 해외 유학생 비율을 비판적으로 언급, 문제를 악화시켰다

. WGN 방송은 이들이 실제 12%인 중국인 유학생 비율을 20%로 부풀려 소개했다고 지적했다.

일리노이대학은 성명을 통해 "이같은 인종차별적이고 편협한 발언은 우리 공동체 모든 구성원을 공격하는 것"이라며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규탄했다.

일리노이대학 학생 조직 '아시아-태평양계 미국인 연합'(APAC)과 '일라이나이 민주당'도 '서버번 익스프레스'의 진실성 없는 사과를 용납할 수 없다며 따끔한 대응을 촉구했다.

일라이나이 민주당 측도 "서버번 익스프레스 광고의 증오 범죄 가능성을 수사해야 한다"며 "이 업체의 납득하기 어려운 영업 관행은 이미 학생들 사이에 잘 알려졌으나, 아시아계 학생들에 대한 경멸적 언사는 결코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서버번 익스프레스는 1983년 설립돼 시카고 지역과 6개 대학도시를 오가는 셔틀버스를 수시 운행하며 수송객 수는 연간 10만 명 이상이다.



chicagor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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