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휴일수당, 통상임금 1.5배 혹은 2배…부산고법 엇갈린 판결

입력 2017-11-30 11:32
[단독]휴일수당, 통상임금 1.5배 혹은 2배…부산고법 엇갈린 판결

(부산=연합뉴스) 김선호 기자 = 부산고법이 주 40시간을 초과해 휴일에 근무하는 근로자에게 휴일근로수당을 얼마나 줘야 하는지에 대해 엇갈린 판결을 내렸다.

휴일근로수당으로 통상임금의 2배 또는 1.5배를 지급해야 한다는 법리 해석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부산고법 민사2부(조용현 부장판사)는 지난 16일 울산시 무기계약직 근로자·퇴직자 28명이 울산시장을 상대로 제기한 임금 청구소송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단체협약에 따라 울산시장은 휴일근로를 한 원고에게 통상임금의 2배인 휴일근로수당을 지급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울산시는 무기계약직 근로자와 연장·야간·휴일노동이 중복될 때 통상임금의 1.5배를 각각 가산 지급한다는 단체협약을 맺었다"며 "이는 주당 40시간을 넘는 휴일근로시간은 휴일근로뿐만 아니라 연장근로에도 해당하므로 통상임금의 2배를 지급하기로 약정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이어 "연장·야간·휴일근로에 가산임금을 지급하도록 규정한 근로기준법 제56조의 취지에 비춰보더라도 이런 단체협약이 근로기준법 강행규정을 위반했다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반면 부산고법 민사1부(손지호 부장판사)는 하루 앞선 지난 15일 자일대우버스 사무직 근로자 황모 씨 등 235명이 회사를 상대로 제기한 임금 청구소송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주 40시간을 초과해 휴일근로를 하더라도 하루 8시간을 넘지 않는 시간은 통상임금의 1.5배만 가산된다"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현행 근로기준법은 1주 동안의 근로일과 휴일을 개념상 구분해 휴일은 '1주'에서 제외된다고 해석해야 한다"며 "휴일근로는 연장근로와는 별개의 방식으로 규율돼 휴일근로를 연장근로에 포함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휴일근로수당의 통상임금 지급 범위에 대한 판결 쟁점은 휴일근로를 연장근로로 보느냐 마느냐다.

현재 많은 기업이 근로자에게 주중 40시간을 초과해 법정 연장 근로가 가능한 12시간까지, 토·일요일에 각각 8시간을 더해 최장 주 68시간 일을 시켜왔다.

하지만 휴일근로를 연장근로로 볼 경우 주 40시간을 초과해 12시간만 근로가 가능해 최장 주 52시간으로 근로시간이 축소될 수밖에 없어서 노동계와 산업계의 관심을 받고 있다.

이런 가운데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내년 1월 18일 성남시 환경미화원들이 성남시를 상대로 휴일근무에 대해 통상임금 2배를 지급하라며 낸 임금청구소송 상고심을 공개변론으로 열기로 해 결과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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