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명예 퇴진 무가베, 새 삶 고대…정치 원로 역할할 것"

입력 2017-11-27 11:01
"불명예 퇴진 무가베, 새 삶 고대…정치 원로 역할할 것"

"무가베 매우 유쾌"…짐바브웨 37년 독재자 쫓겨난 것 맞나?

(서울=연합뉴스) 민영규 기자 = 짐바브웨 37년 독재자 로버트 무가베 전 대통령은 군부 쿠데타로 지난 21일(현지시간) 물러났지만 유쾌한 나날을 보내고 있으며 정치적 영향력도 유지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불기소 면책과 재산권을 보장받은 데다가 퇴진 위로금으로 1천만 달러(약 108억원)까지 받기로 했다는 보도가 나온 터라 무가베 전 대통령은 쫓겨난 게 아니라 명예롭게 퇴진한 국가 원로와 다를 바 없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무가베 전 대통령의 조카인 레오 무가베는 "무가베 전 대통령은 매우 유쾌하다. 그는 (현 상황을) 잘 받아들이고 있으며 새로운 삶을 기대하고 있다"고 무가베 전 대통령의 근황을 소개했다고 AFP 통신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사치와 부적절한 언행으로 악명 높은 무가베 전 대통령의 부인 그레이스는 무가베 전 대통령의 이름을 딴 대학 설립에 집중하고 있다고 레오 무가베가 전했다.

무가베 전 대통령이 권좌에 있을 때인 지난 8월 10억 달러(약 1조870억원)를 들여 짐바브웨의 수도 하라레에서 35㎞ 떨어진 곳에 대학을 세우겠다고 밝힌 것을 퇴진 후에도 계속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무가베 전 대통령과 군부 사이에서 퇴진협상을 중재한 예수회 신부 피델리스 무코노리는 영국 BBC 방송과 인터뷰에서 "무가베 전 대통령은 짐바브웨 정치에 역할을 계속할 것"이라며 "원로 정치인으로 조언할 것"이라고 말했다.

무코노리는 지난 24일(현지시간) 짐바브웨 임시대통령으로 취임한 에머슨 음난가그와 전 부통령이 취임사에서 무가베 전 대통령을 '국가 창시자'라며 "나의 아버지이자 지도자이고 멘토"라고 추켜세웠던 것을 상기시켰다.

이 때문에 음난가그와 정권이 민주적 개혁을 추진하지 않을 우려가 있다고 BBC 방송은 진단했다.

youngky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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