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보다 더 어려워진 수학…올해 수능 승부처 될 듯(종합)

입력 2017-11-23 20:59
수정 2017-11-23 21:43
지난해보다 더 어려워진 수학…올해 수능 승부처 될 듯(종합)

국어는 작년과 비슷…절대평가 전환 영어영역 비교적 '평이'

정시 전략 세밀하게 짜야…영어 절대평가로 수능 반영비율 달라져

(세종=연합뉴스) 공병설 고유선 이재영 기자 = 23일 치러진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은 수학영역이 지난해보다 조금 더 어렵게 출제돼 상위권 학생들의 승부처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국어영역 역시 변별력을 유지한 것으로 분석됐고, 올해 절대평가로 전환된 영어영역의 경우 지난해 수능과 비슷한 수준으로 난도가 크게 높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 국어 지문 다양한 소재…최상위권 다소 평이했을 수도

1교시 국어영역의 경우 입시 전문가나 현장 교사들 사이에서 평가가 다소 엇갈리지만 지난해 수능과 비슷한 수준이라는 분석이 많다.

2016학년도에 수준별 시험이었던 국어영역은 지난해 통합형으로 출제되면서 난도가 다소 높아져 만점자 비율이 0.23%, 표준점수 최고점이 139점을 기록했다.

올해 국어영역은 지문 길이가 특별히 길지 않았지만, 경제·과학기술 등 독서분야에서 출제된 다양한 소재의 지문이 학생들의 발목을 잡았을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문 내용뿐 아니라 보기를 이해할 때도 환율과 금리의 상관관계 등 경제학적·과학적 사고력을 필요로 해 시간을 많이 잡아먹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 대입상담센터 김용진 동대부속여고 교사는 "9월 모의평가보다는 조금 어렵고 작년과 비슷한 난이도"라며 "신(新)유형 문제와 독서영역의 고난도 문항을 출제해 전체적인 균형을 유지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다만, 문학 지문이 특별히 생소하지 않고 EBS 연계율도 비교적 높아 최상위권 학생들의 경우 크게 애를 먹지 않았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지난해 수능과 비슷한 수준에서 출제돼 변별력을 확보하려는 의도가 보이지만 EBS 연계율이 높아 상위권 학생들은 다소 쉽게 느꼈을 것"이라고 밝혔다.

대성학원을 비롯한 입시업체들은 1등급 구분점수(등급컷)가 지난해와 비슷한 원점수 92∼93점(추정) 정도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 수학 '킬러 문제'는 다소 평이했지만 까다로운 문항 늘어

2교시 수학영역의 경우 지난해 수준과 비슷하거나 더 어렵게 출제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수능에서 수학 가형 만점자 비율은 0.07%, 나형 만점자는 0.15%에 불과했다.

올해 수학영역을 살펴보면 자연계 학생들이 주로 응시하는 가형의 경우 통상 최고난도 문제로 꼽히는 객관식 마지막 문제(21번)와 주관식 후반부 문제(29·30번) 외에 다른 문제들이 다소 까다롭게 출제됐다는 평이 나온다.

이 때문에 시간 배분에 애를 먹은 학생들은 체감 난도가 높았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남윤곤 메가스터디 입시전략연구소장은 "변별력을 가르는 문항인 20, 21, 29, 30번 외에 27번 난도마저 높아 상위권 수험생들에게는 까다로운 시험이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킬러 문제 자체는 지난해와 비슷한 형식으로 나와 특별히 난도가 높지는 않았다는 평이다.

수학 나형의 경우 21번(합성함수), 30번(미적분+수열의 극한)이 비교적 까다롭게 출제됐다.

우연철 수석연구원은 "수학 나형의 경우 올해 9월 모평을 기준으로 공부한 학생이라면 익숙함을 느꼈을 만큼 기존과 유사한 문항 패턴으로 출제됐다"고 분석했다.

입시업체들은 1등급 예상 컷으로 가·나형 모두 92점 정도를 예상했다.

◇ 절대평가 전환 영어영역 "대체로 평이"

절대평가로 전환된 영어영역의 경우 9월 모의평가보다 쉽고 지난해 수능과 비슷하거나 약간 쉬웠다는 분석이 나온다.

절대평가 전환 목적이 과도한 수험 부담과 사교육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서임을 고려해 난도를 조절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문가들은 평가했다.

유성호 숭덕여고 교사는 "매우 어려웠던 9월 모의평가보다는 쉬워서 공부를 소홀히 하지 않았다면 무난히 풀었을 것"이라며 "EBS 교재 밖에서 나온 지문들은 선택지가 쉬워서 상위권 학생들은 크게 틀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까다로운 문제도 포함돼 있어 변별력이 전혀 없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인공지능 발달로 인한 인간의 정체성 고민 지문에서 빈칸을 추론하는 문제(34번), 질병과 도덕성과의 상관관계 지문에서 글의 순서를 추론하는 문제(37번) 등이 비교적 까다로웠던 것으로 풀이된다.

김병진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장은 "3∼4문제 정도가 변수로 작용할 수 있어 평소 학습량에 따라 1등급 경계가 나누어질 전망"이라며 "올해가 첫 절대평가인 만큼 일정한 변별력을 확보하려고 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 정시 전략, 대학별로 세세하게 짜야…영어 절대평가 영향

현장 교사들과 입시 전문가들은 가채점 이후 정시 지원 전략을 지난해보다 세밀하게 짤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영어영역이 절대평가로 바뀌면서 대부분의 대학의 수능 반영 비율을 조정해 대학별로 격차가 크기 때문이다.

실제로 가군에서 수능 90%를 반영해 정시모집을 하는 서강대는 수능 점수 가운데 국어 34.4%, 수학 46.9%, 탐구 18.8%를 반영한다.

이에 비해 가군에서 수능 100%로 학생을 모집하는 이화여대의 경우 국어·수학·영어·탐구영역을 각 25%를 반영한다.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장은 "전형 요소별 반영방법이 대학마다 다르고, 같은 대학 내에서도 모집 단위에 따라서 다를 수 있다"며 "지망 대학에 따라서 과목 간 성적 차이가 당락에 미치는 영향력이 달라진다"고 전했다.

김창묵 경신고 교사는 "난이도만 보면 인문계열에서는 국어·수학, 자연계열에서는 수학·과탐이 (당락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다만, 올해는 영어 절대평가로 대학별 수능영역 반영비율이 상당히 달라졌기 때문에 이를 고려해 지원전략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cindy@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