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인권보고관 신변 위협 두테르테 대통령 비판
(제네바=연합뉴스) 이광철 특파원 = 유엔 인권 최고대표사무소(UNOHCHR)는 21일(현지시간) 인권보고관의 신변을 위협하는 듯한 발언을 한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을 강하게 비판했다.
루퍼트 콜빌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지난주 두테르테 대통령이 아그네스 칼라마르드 즉결처형 특별보고관을 위협했다"며 "그런 위협은 유엔 인권이사회가 임명한 특별보고관을 무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지난주 마약과의 전쟁을 언급하면서 "누구든 나를 멈출 수 있다고 인권주의자들이 생각한다면 유감"이라면서 칼라마르드 특별보고관 등을 비판했다.
칼라마르드 보고관은 필리핀 정부의 마약과의 전쟁이 폭력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며 그동안 수차례 공개적으로 두테르테 대통령을 비판해왔다.
이미 두테르테 대통령과 한 차례 악연도 있다.
칼라마르드 보고관은 현장 조사와 관련해 두테르테 대통령이 토론 등 몇 가지 조건을 내걸자 이를 거부하다가 올해 5월 개인 자격으로 마닐라 대학에서 강연하는 형식으로 필리핀을 기습 방문했다.
그의 방문을 뒤늦게 파악한 필리핀 정부는 절차를 문제 삼아 유엔에 항의하기도 했다.
콜빌 대변인은 "인터넷과 소셜 미디어 등에서 칼라마르드 보고관에 대한 공격을 부추기는 행위가 조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며 필리핀 정부가 개입했을 가능성을 우회적으로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또 올해 8월 유엔 독립조사위원회가 부룬디 고위관료들의 반인권 범죄를 비판하는 보고서를 냈을 때 뉴욕 유엔본부에서 부룬디 대표가 조사위원들에게 법적 조치를 하겠다는 위협을 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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