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희생 단원고 학생 250명 명예졸업하나
미수습자 장례식에 명예졸업 추진 가능성 제기
유가족 "아직 선체 수색 끝난 것 아냐…논의는 추후에"
(안산=연합뉴스) 류수현 기자 = 세월호 미수습자 가족들이 18일 목포 신항을 떠나 각각 장례식을 치르기로 하면서 아직 재학 상태로 남아있는 단원고의 희생 학생 250명(미수습 학생 2명 포함)이 뒤늦게나마 명예졸업을 할지 관심이다.
416가족협의회는 미수습된 학생들과 교사가 팽목항에서 돌아오기 전까지는 명예졸업을 진행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다.
18일 안산 단원고 등에 따르면 교육행정시스템인 나이스(NEIS)상 희생 학생 250명은 현재 학적이 유지된 상태(재학생)다.
곧 수능을 치를 고3 재학생들이 1∼12반에 편성돼있다 보니 희생 학생들은 정원 외로 3학년 13반부터 22반까지 10개 반에 추가됐다.
각 반 담임교사는 세월호 참사 당시 사건 수습을 도왔던 교직원 등이 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세월호 참사 이전에는 사고로 사망한 학생에 대해 의무교육과정인 초·중학교는 '면제', 고등학교는 '제적' 처리를 해왔다.
단원고도 희생 학생들과 동급생인 생존 학생들이 졸업하면서 학사 일정이 모두 마무리된 시점인 지난해 2월 말 희생 학생 246명을 제적 처리하고, 당시 미수습 학생 4명을 유급처리했다.
세월호 유족들은 "(경기도교육청과 학교 측이) 명예졸업을 시켜준다고 하더니 유족들 몰래 희생 학생들을 지워낸 행태에 분노할 수밖에 없다"라면서 "미수습된 학생과 교사들이 팽목항에서 돌아오기 전까지는 명예졸업을 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반발했다.
이에 경기도교육청은 지난해 5월 나이스를 운영하는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과 협조해 희생 학생들의 '제적 및 유급' 상태를 '재학' 상태로 학적을 복원했다.
교육부도 지난해 11월 나이스 기능을 개선해 명예졸업을 학적용어로 신설했다.
학교교육활동 과정에서 불의의 사고나 사회 공익을 위한 활동 중 사망한 경우 학칙에 따라 학교장이 명예졸업으로 인정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현재 미수습자로 남아있는 5명 가운데 남현철·박영인군 2명이 단원고 학생이며, 1명이 양승진 교사다.
팽목항과 목포 신항 컨테이너에서 3년 반 넘게 머물며 기다려온 세월호 미수습자 가족들이 지난 16일 기자회견을 열어 "가족을 가슴에 묻을 것"이라며 목포 신항을 떠나겠다고 밝힘으로써 희생 학생들의 명예졸업이 이뤄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만약 내년 1월 졸업식 때 희생 학생들이 명예졸업을 하게 되면 생존 동급생들보다 2년 늦게 졸업장을 받게 되는 셈이다.
그러나 실제 희생 학생들에 대한 명예졸업이 진행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416가족협의회 관계자는 "미수습자 가족들이 삼일장을 치르기로 했으나, 선체 수색이 아직 끝난 게 아니므로 미수습 학생들이 돌아왔다고 보기는 어렵다"라면서 "명예졸업 문제는 미수습자 가족과도 논의해야 해서 시간이 어느 정도 지나야 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현재 세월호 2기 특별조사위원회 구성과 선체 직립 작업 등 아직 해결되지 않은 문제들이 산적한 상황에서 명예졸업 이야기를 나눌 단계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단원고 측은 "추후 416가족협의회와 도교육청 안산교육회복지원단의 논의 결과에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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