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이 정책제안하고 투표로 시행 여부 결정한다

입력 2017-11-17 07:25
시민이 정책제안하고 투표로 시행 여부 결정한다

수원시, 온라인 시정참여 플랫폼 '수다' 20일 오픈

(수원=연합뉴스) 김인유 기자 = '시민의 정부'를 표방하고 있는 경기 수원시가 시민이 정책을 제안하고 정책결정·시행 과정에 참여하는 '온라인 플랫폼'을 만들었다.



수원시는 직접 민주주의를 실현하기 위해 '수다(www.sooda.or.kr)'을 운영한다고 17일 밝혔다.

'수다'는 시민들이 누구나 수다를 떨듯 편안하고 즐겁게 온라인상에서 정책을 제안하고 논의하면서 시정에 참여할 수 있는 공간이다.

시청 홈페이지에 의견이나 민원을 올리는 기존의 시정참여방식에서 하나의 제안에 대해 다수의 시민이 댓글을 달거나 투표해 정책을 결정하는 방식으로 진화시켰다.

시민은 '수다'에 회원가입을 한 뒤 로그인해 '자유토론방'에서 정책제안이나 토론하고 싶은 공익성격의 안건을 등록하면 된다. 카카오톡, 페이스북, 네이버 회원정보로도 로그인할 수 있다.

등록된 안건은 다수의 시민이 찬·반 표시를 하고 댓글을 달면서 자유롭게 토론하게 된다.

'좋아요'가 '안좋아요'보다 5개 이상 많은 안건은 시청 담당 부서로 이관돼 실무심사위원회의 심의를 통해 채택 여부가 결정된다.

실무심사위원회에서 채택된 제안은 국민신문고 등록 후 수원시 제안심사위원회 심의를 한 번 더 거쳐 정식 정책제안으로 채택된다.

이 정책제안은 시민들의 투표를 통해 예산을 투입할 사업으로 실행할지 여부가 결정된다.

예산 5천만원 이하의 사업은 50명, 5천만원 초과∼1억원 이하는 1천명, 1억원 초과∼ 3억원 미만은 5천명, 3억원 이상 사업은 5만명 이상의 찬성투표를 확보해야 하는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이 기준은 시범운영을 거쳐 변동될 수 있다.

수원시는 개인이나 특정 집단의 이익을 위해 제시된 제안에 대해서는 실무심사위원회와 제안심사위원회에서 2차례에 걸쳐 깊이 있는 검증을 하도록 했다.

수원시는 오는 20일 '2030년 수원도시기본계획 변경수립'과 관련해 시민의 의견을 듣는 '도시정책 시민계획단 원탁토론'에서 '수다'를 오픈할 예정이다.

시는 시범운영 기간 '수다'의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 내년 상반기에는 정식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송영완 수원시 정책기획과장은 "오프라인으로만 시정참여를 확대하는 데는 한계가 있어 시민들이 온라인상에서 손쉽게 시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수다'를 만들었다"면서 "오프라인·온라인을 융합해 직접 민주주의를 실현하는 혁신적인 사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수다'는 스페인의 '디사이드 마드리드(Decide Madrid)'를 모델로 했다.

2015년 개설된 디사이드 마드리드는 만 16세 이상의 시민은 누구나 정책을 제안하고 시장에게 질의할 수 있는 웹사이트다. 여기서 전체 유권자의 1% 이상의 찬성을 받은 제안은 시민투표에 부쳐져 과반의 찬성을 받으면 실제 정책으로 실현된다.

올 7월 기준으로 디사이드 마드리드의 시민제안은 1만2천건을 넘어섰다.

서울시도 지난달 24일 '민주주의 서울(democracy.seoul.go.kr)'이라는 온라인 시민참여 플랫폼을 개설해 운영 중이다.

hedgeho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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