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암매장 추정지 땅속 탐사 결과 17일께 나올 듯(종합)

입력 2017-11-15 18:16
수정 2017-11-15 18:17
5·18 암매장 추정지 땅속 탐사 결과 17일께 나올 듯(종합)

옛 광주교도소 감시탑 2곳서 지하공간 확인, 암매장 흔적 추적

(광주=연합뉴스) 정회성 기자 = 옛 광주교도소 5·18 암매장 추정지 땅속탐사레이더(GPR·Ground Penetrating Radar) 조사 결과가 이르면 오는 17일께 나올 전망이다.

5·18기념재단은 15일 옛 교도소 일원에서 지하 약 10m까지 투과할 수 있는 GPR 장비를 보유한 민간업체 도움을 받아 땅속 상태를 조사했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으로 끄는 트레일러 형태의 대형 장비와 손수레 형태의 소형기기 등이 조사에 투입됐다.

재단은 문화재 출토 방식으로 발굴조사 중인 옛 교도소 북쪽 담장 주변과 인근 재소자 농장 터, 또 다른 암매장 의심지역인 남쪽 담장 주변에서 GPR 탐지 작업을 했다.

GPR 조사는 오전 11시부터 오후 5시까지 이어졌으며 분석에는 이틀 정도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이날 재단은 새로운 암매장 의혹이 제기된 감시탑 지하공간에 대해 현장조사도 했는데 옛 교도소 4개의 감시탑 중 동북·서남쪽 2곳에 벙커처럼 생긴 지하공간이 있는 것을 확인했다.

동북쪽 감시탑은 옛 교도소 경비교도대원으로 군 복무했던 제보자가 '제1감시탑'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며 암매장지로 지목했던 곳이다.

서남쪽 감시탑은 애초 제보로 지목된 것은 아니다.

재단이 동북쪽 감시탑을 잘못 알고 맞은편에 있는 감시탑을 살펴봤는데 공교롭게도 서남쪽 감시탑 지하에서도 벙커를 발견했다.

옛 교도소 4개의 감시탑에 부여한 일련번호가 변경된 적 있었는데 이 때문에 빚어진 혼선으로 의도치 않게 벙커를 추가로 확인했다.

이날 서남쪽 감시탑을 확인한 재단은 16일에 제보자가 지목한 동북쪽 감시탑 지하공간도 살펴볼 예정이다.

제보자는 '옛 교도소 일원에 임시매장했던 5·18 희생자 시신을 파내서 동북쪽 감시탑 지하에 묻고 콘크리트로 덮었다는 말을 들었다'고 밝혔다.



재단은 이날 옛 교도소 북쪽 담장 주변에서 암매장 추정지 1구간 추가 조사와 2구간 발굴을 병행했지만 별다른 성과는 없었다.

재단과 현장 총괄을 맡은 대한문화재연구원은 전체 길이 117m인 조사 대상 지역을 40m씩 3개 구간으로 나눠 지난 6일부터 문화재 발굴 방식으로 암매장 흔적을 찾고 있다.

가장 유력한 암매장 추정지였던 1구간에서 8개 배관 줄기와 교도소 생활 쓰레기 등을 발견하면서 과거 땅을 파헤치고 메웠던 이력을 확인했다.

1구간 추가 조사는 교도소 북쪽 담장과 암매장 추정지 사이의, 도시가스 배관이 매설된 폭 3m가량 지역 땅속 상태를 살펴보고자 착수했다.

가스관을 피해 손으로 흙을 걷어내면서 암매장 흔적과 지질 변동 이력을 조사했다.

발굴작업이 끝난 1구간과 비교하며 작업을 할 수 있어 추가 조사 지역의 암매장 흔적 여부는 빠르면 16일께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2구간 조사는 1구간에서부터 경비교도대 숙소 건물까지 이어지는 8개 배관 줄기가 묻힌 자리를 피해 이뤄진다.

이곳 역시 추가 조사 지역과 마찬가지로 1구간 발굴 결과와 대조하면서 작업하기 때문에 주말인 18일 전에는 암매장 흔적 확인이 끝날 전망이다.

김양래 5·18재단 상임이사는 "옛 교도소 발굴 착수 이후 암매장과 관련한 증언과 변수가 잇따르고 있다"며 "원점에서 모든 가능성을 검토하며 발굴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h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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