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만기친람·독불장군 외교'…전략부재에 충동만 있다"

입력 2017-11-14 03:11
"트럼프 '만기친람·독불장군 외교'…전략부재에 충동만 있다"

WP기고문 "시진핑과 극명 대비…3차대전 안일으킨게 그나마 성과"

(워싱턴=연합뉴스) 송수경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만기친람', '독불장군'식 외교정책이 이번 아시아 순방 기간에도 그대로 드러났으며, 순방 실패의 한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 터프츠대 플레처스쿨의 대니얼 W. 드레즈너 교수(국제정치학)는 13일(현지시간) 미 일간지 워싱턴포스트(WP)에 기고한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적 야망은 왜 항상 무너지는가'라는 글에서 "문제는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만이 미국의 국제적 이익을 대변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라며 "국무부 인사들에 대한 '정리해고'가 가속하면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외교정책의 유일한 대변인이 될 수도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그러나 그에게는 아무런 전략도 없다. 충동만 있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외교정책에서 유일한 대변인 역할을 하게 된다면 그의 바보 같은 트위터가 갖는 중요성도 더 커진다"며 "그가 계속 (트위터에서) 변덕스럽고 괴상한 발언을 이어간다면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끌어내기 위한 다른 나라들의 결집도, 북한이 협상에 임하는 것도 더욱 힘들어질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아시아 나라들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레드 카펫'으로 대변되는 최고 대우를 해 준 것도, 자신만이 외교정책에 있어 '유일하게 중요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특성을 감안한 것과 무관치 않다"고 주장했다.

또한 "어떤 나라들도 그가 믿을만하다고 신뢰하지 않는다"며 "이 점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극명하게 대비된다. 시 주석도 말과 행동이 따로인 경우가 많지만, 대(對)아시아 외교정책을 어떻게 해나갈지 알고 있기에 문제가 되지 않고 잘 넘기곤 한다"고 말했다.

드레즈너 교수는 "이번 순방은 트럼프 행정부 외교정책의 축소판으로, 미국의 힘을 지키면서 인도·태평양 지역에 대한 전략적 영향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투자를 계속해나가는 것이 그 요체"라며 "문제는 태평양 지역 내 어느 나라도 트럼프 대통령의 양자 무역주의에 관심이 없다는 것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적 접근에 대해서도 미국과 아시아 국가 간에 상호 이해관계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야심 찬 전략을 구체화하려고 할 때마다 비참하게 실패하는 건 변덕스러운 안보 공약과 장사꾼 같은 경제정책, 거래 가능한 가치들이 다른 나라들에 매력적이지 않기 때문"이라며 "언제나 그랬듯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순방의 주된 성공은 3차 대전을 일으키지 않았다는 것 뿐"이라고 말했다.



hanks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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