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형 IB 증권사 "종합 기업금융 서비스 강화"(종합)

입력 2017-11-13 17:39
수정 2017-11-13 17:41
초대형 IB 증권사 "종합 기업금융 서비스 강화"(종합)

발행어음 인가 1호 한투 "한국판 골드만삭스 모범 되겠다"

나머지 4개사 아쉬움 누르고 "외환업무 시행에 만전"

(서울=연합뉴스) 증권팀 = 국내 처음으로 초대형 투자은행(IB)으로 지정된 5개 증권사는 초대형 IB로서 종합적인 기업금융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고 반기면서 의지를 밝혔다.

특히 유일하게 어음발행 업무까지 인가받은 한국투자증권은 '한국판 골드만삭스'를 노리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을 제외한 4개 증권사는 발행어음 사업에서 일단 제외된 데 대해 아쉬워하면서도 외환 매매 등 허가된 업무의 준비에 우선 역량을 집중하고 향후 발행어음 인가에 대비해 중·장기 전략을 가다듬는 모습이다.

금융위원회는 13일 정례회의에서 미래에셋증권과 NH투자증권[005940],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016360], KB증권 등 5개 증권사를 종합금융투자사업자(초대형 IB)로 지정했다.

다만 초대형 IB의 핵심업무로 꼽히는 어음발행 등 단기금융업 인가는 한국투자증권 한 곳에만 내줬다.

이에 따라 한국투자증권은 자기자본의 200% 안에서 만기 1년 이내의 어음을 발행해 자금을 융통, 각종 투자사업에 활용할 수 있게 됐다.

회사채보다 발행 절차가 간단한 어음은 골드만삭스와 같은 외국 대형 투자은행들의 자금조달 수단으로 활용돼왔지만, 국내에서는 그동안 증권사에 발행이 허용되지 않았다.

이번에 유일하게 단기금융업 인가를 받은 한국투자증권은 발행어음 업무 인가를 받은 1호 증권사로서 한국판 '골드만삭스'로 거듭나겠다고 밝혔다.

유상호 한투증권 사장은 "개인 고객에게는 새로운 자산증식 수단을 제공하고 혁신 기업에는 모험자본을 원활하게 공급함으로써 경제 발전에 기여하겠다"며 "한국판 '골드만 삭스'의 모범을 보이겠다"고 말했다.

또 "발행어음 허용으로 강력한 자금조달원을 확보한 만큼 수익구조도 영업수익 중 20%였던 운용수익 비중이 30%로 높아질 것"이라며 "어음을 통한 조달액은 올해 말까지 1조원, 내년 4조원을 거쳐 4년차에는 8조원 이상을 목표로 한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한투증권은 지난 2월 태스크포스(TF)로 출발해 정식 부서가 된 종합금융투자실 인원을 현 12명에서 20명 이상으로 늘리고 IB사업도 해외로 진출시켜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방침이다.

나머지 4개 증권사는 발행어음 업무 미인가로 아쉬워하면서도 불만 표출은 자제했다. 일단 기업 외환 등 이번에 허용된 영역에 주력하면서 향후 단기금융업 추가 인가에 대비하겠다는 반응이다.

이들 증권사는 지금까지 개인과 기업을 대상으로 투자 목적의 외환 업무만 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기업 대상의 일반 환전 업무까지 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미래에셋대우[006800]는 효과적인 업무 추진을 위해 FICC(채권·외환·원자재) 외환운용팀을 조직하고 국내 증권사 최초로 외환거래·결제 시스템을 만들어 업무 개시에 대비하고 있다.

이 회사는 단기금융업 인가를 받지 못한 데 대해서는 "증권업계에서 발행어음 업무를 시작하게 된 것은 긍정적"이라면서도 "현재 우리도 심사 중인 만큼 하루빨리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NH투자증권은 "초대형 IB 인가를 계기로 기존의 천수답식 브로커리지 의존 영업에서 탈피해 다양한 금융수요를 가진 개인·기관 고객을 상대로 종합적인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NH투자증권은 그동안 초대형 IB 인가에 대비해 최고재무책임자 직속 태스크포스(TF)를 설치하고 발행어음을 통한 자금조달과 운용을 전담할 '전략투자운용부'를 신설하는 등 내부 시스템을 정비해왔다.

KB증권도 "최상의 기업 솔루션을 제공하는 투자형 IB로 거듭나겠다"며 "유상증자와 회사채 발행, 기업공개(IPO), 인수·합병 등 기업 생애주기 단계별로 종합적인 금융솔루션을 제공하고 모험자본시장의 신기술 기업에도 적극적으로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

KB증권은 이를 위해 전담조직을 구성하고 모험자본 투자를 위한 내부 기준을 정비하고 있다.

삼성증권은 당장 시작할 수 있는 외환 업무 등의 안정화에 집중하면서 발행어음 사업 관련 준비를 계속하겠다는 입장이다.

삼성증권은 "외환업무 확대는 최소 1주일 정도면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타사 대비 뛰어난 고객 인프라를 활용해 기업 관련 외환 수요를 적극적으로 발굴하겠다"고 전했다.

하지만 초대형 IB 지정에도 국내 증권사가 자기자본 100조원의 골드만삭스나 30조원 수준인 노무라를 당장 따라잡기는 어려운 만큼 수익 개선 효과는 제한적이고 몇몇 증권사의 덩치만 키워 증권업계의 양극화만 부추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또 발행어음 업무 인가를 둘러싼 은행권의 견제에서 볼 수 있듯이 금융권 내 갈등 확산도 풀어야 할 과제로 꼽힌다.

inishmor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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