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 협상 EU대표 "협상 결렬에 대비하고 있다"
영국 대표도 결렬 대비 발언…양측 협정없는 브렉시트 현실화 우려
(런던=연합뉴스) 황정우 특파원 = 유럽연합(EU)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협상대표가 협상 결렬에 대비한 비상계획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EU 집행위원회 미셸 바르니에 브렉시트 협상대표는 12일(현지시간) 보도된 프랑스 일요신문 르주르날뒤디망슈와의 인터뷰에서 협상 결렬과 관련, "선호하는 옵션은아니다"라면서도 "하지만 그럴 가능성이 있다"고 말한 것으로 AFP 통신이 전했다.
이어 "모두가 그것(협상 결렬)에 대비한 계획을 마련해둘 필요가 있다. 회원국이나 기업도 마찬가지다. 우리 역시 그것에 기술적으로준비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바르니에 대표는 포스트-브렉시트 무역협정에 관한 합의가 없다면 EU와 영국은 현재 EU-중국 교역관계처럼 세계무역기구(WTO) 체제 아래서 교역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앞서 바르니에 대표는 영국 측에 오는 12월에 무역관계를 포함한 양측 미래관계를 논의하는 2단계 협상에 들어가려면 앞으로 2주 내 애초 영국이 약속했던 EU 재정기여금 문제를 비롯해 탈퇴조건에서 충분한 진전을 이뤄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지난 10일 6차 협상을 마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번 협상에서 일부 진전을 이뤘지만, 영국 측은 더 명확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요구하면서 이처럼 영국 측을 압박했다.
바르니에 대표는 이날 르주르날뒤디망슈와의 인터뷰에서 영국이 이른바 '이혼합의금' 지급액을 높이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앞서 데이비드 데이비스 영국 협상대표도 협상 결렬에 대비하고 있다는 발언을 수차례 내놓은 바 있다.
1단계 탈퇴조건과 관련한 협상이 좀처럼 돌파구를 찾지 못하는 가운데 양측이 '협상 결렬'이라는 파국 가능성까지 거론하면서 상대측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는 양상이다.
이런 양상이 자기 측에 유리한 결과를 얻으려는 고도의 협상 전략일 수 있지만, 재계 등 협상을 지켜보는 일각에서는 실제로 협정 없이 영국이 EU를 탈퇴하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화할 수도 있다는 우려 역시 상존하고 있다.
이는 브렉시트 협상을 둘러싼 불확실성을 가중시키는 요인 가운데 하나로 작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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