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주민 10명중 1명은 스마트폰"…AP기자가 본 북한 온라인 실태

입력 2017-11-10 10:26
"北주민 10명중 1명은 스마트폰"…AP기자가 본 북한 온라인 실태

"셀카 찍어도 외부 접촉은 안돼…특권층은 자유롭게 인터넷 서핑"

최근 이동통신 분야 발전…휴대전화 250만∼200만대 개통 추정

(서울=연합뉴스) 김아람 기자 = "북한이 조심스럽게 온라인에 접속하고 있다"

AP통신은 9일 평양발 기사에서 최근 북한 주민들의 인터넷과 스마트폰 사용 현황을 소개하며 이같이 전했다.

AP에 따르면 지금 북한에서는 의사들이 화상 회의를 통해 진찰하고, 멀리 떨어진 공장이나 농촌 지역에서 김일성대학 강의를 스트리밍으로 들을 수 있다.

북한 주민들은 서로에게 스마트폰으로 문자 메시지를 보내고 온라인 사전을 이용한다. 특권층의 지갑에는 온라인 쇼핑과 금융 거래에 필요한 '전성'이나 '나래' 카드가 들어 있다.



독재 정권은 정보의 자유로운 흐름을 싫어하고, 북한은 여전히 지구에서 인터넷 사용이 가장 불편한 나라로 꼽힌다.

하지만 인터넷 시대 첫 북한 지도자인 김정은 노동당위원장에게 인터넷에 연결된 북한은 매력적이라고 AP는 설명했다. 새로운 형태의 사회·정치적 통제를 할 수 있고, 서방에 대한 사이버 공격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북한은 '투트랙' 체제로 인터넷을 운영한다. 엘리트들은 상대적으로 자유롭게 인터넷을 서핑할 수 있지만, 대다수 일반 주민은 외부 세계와 엄격하게 차단된 국가 인트라넷에만 접속할 수 있다.

이를 두고 AP는 북한 정권이 "자체적으로 북한의 온라인 버전을 만들었다"고 비유했다.



북한 주민들은 데스크톱이나 노트북 컴퓨터보다는 스마트폰으로 인터넷을 사용하는 게 익숙하다.

10년 전만 해도 소수 특권층만 스마트폰을 사용할 수 있었지만, 최근 통계에 따르면 인구 2천500만의 북한에서 개통된 휴대전화는 250만∼300만대로 추정된다.

최근 북한은 애플 제품을 모방한 듯한 스마트폰 '진달래3'과 태블릿 PC '령흥 아이패드'를 선보여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김정은이 애플 컴퓨터를 사용하는 모습이 포착된 적도 있다.

북한 이동통신망 구축을 지원한 태국 록슬리 퍼시픽과 이집트 오라스콤 텔레콤의 투자 덕분에 지난 5년간 북한은 3G 서비스를 도입하는 등 이동통신 분야에서 급격한 발전을 이뤘다.



북한 주민들은 휴대전화를 사용하려면 당국에 등록하고 승인을 받아야 하지만 단말기를 사는 것 자체는 어렵지 않다고 AP는 전했다.

괜찮은 '평양' 또는 '아리랑' 모델 스마트폰 가격은 200∼400달러(약 22만∼44만 원) 정도다. 저사양 폰이나 중고 폰은 더욱 저렴하다.

북한 스마트폰으로 게임, 벨 소리 선택, 날씨 정보 얻기, 사전 찾기, '셀카' 찍기 등 다양한 기능을 쓸 수 있으나 외부 접촉은 철저하게 차단된다.

주민들 간 통화와 문자 메시지 전송이 가능하지만 북한 네트워크 밖에서 걸려오는 전화는 받을 수 없다. 또 인터넷 접속도 내부 인트라넷으로 한정된다.



하지만 소수 북한 엘리트와 '사이버 전사' 들은 비교적 자유롭게 인터넷을 사용하는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미국 정보분석업체 레코디드 퓨처와 비영리 보안조사단체 팀 사임루가 올해 4∼6월 북한으로 추정되는 IP주소 기반 활동을 분석한 결과 예상을 깨고 외부 세계에 활발하게 참여하고 최신 서비스와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레코디드 퓨처의 담당자 프리실라 모리우치는 "북한 지도자들은 세계로부터, 또 그들의 행동에 따른 결과로부터 단절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ric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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