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테말라서 불법대선자금 의혹 대통령 퇴진 촉구 시위

입력 2017-11-08 06:22
과테말라서 불법대선자금 의혹 대통령 퇴진 촉구 시위

5만여명, 전국 22곳서 도로 점거…의회 해산도 요구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국기헌 특파원 = 중미 과테말라에서 수천 명의 시민이 불법대선자금을 집행한 의혹을 받는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며 도로 점거 시위를 벌였다.

7일(현지시간) 엘 페리오디코 등 현지언론에 따르면 농민과 원주민 등 5만여 명은 이날 전국 22곳의 고속도로와 주요 도로를 점거한 채 지미 모랄레스(48)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했다.

시위를 조직한 농민·원주민 지도자인 네프탈리 로페스는 "이번 시위는 현 정부에 대한 국민의 불만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면서 "시위에 동참한 이들은 구성원 대다수가 범죄단체와 유착된 의회가 해산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도로 관리 당국은 전국적으로 최소 7개 지역의 도로가 마비됐다고 전했다.

리카르도 구스만 내무부 차관은 시위대를 해산하기 위해 도로 점거 현장에 경찰이 투입됐다고 밝혔다.

모랄레스 대통령과 집권여당인 국민통합전선(FCN)은 82만5천 달러의 대선 자금을 신고하지 않고 출처가 불분명한 지출을 집행한 혐의를 받아왔다.

불법 대선 자금 수사를 해온 검찰과 유엔 산하 과테말라 반면책 국제위원회(CICIG)는 지난 8월 수사 진척을 위해 모랄레스 대통령에게 부여된 면책특권을 박탈해달라고 헌법재판소에 요청했다.

그러나 최종적으로 의회가 대통령 면책특권 박탈 안건을 부결하자 부패에 신물이 난 많은 시민이 거세게 반발했다.

코미디언 출신인 모랄레스 대통령은 오토 페레스 몰리나 전 대통령의 부패 스캔들로 촉발된 국민적 공분에 힘입어 2015년 10월 당선됐다.

penpia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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