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을 위한 기술이 아닌 인간을 위한 기술 고안해야"

입력 2017-11-07 14:33
"기술을 위한 기술이 아닌 인간을 위한 기술 고안해야"

"보험업계 목적은 고객이 더 오래 건강하게 살수 있게 하는 것"

보험硏-美 보험연구협회, 국제 콘퍼런스 개최

(서울=연합뉴스) 구정모 기자 = 인공지능(AI)으로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는 시대에 기술로부터 혜택을 보기 위해서는 인간을 위한 기술을 고안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스티브 모나건 젠라이프 회장은 7일 서울 중구 밀레니엄 힐튼호텔에서 열린 '2017 보험연구원-림라(LIMRA) 글로벌 인슈런스 콘퍼런스'에서 'AI 중심 회사 되기 위한 방법'을 주제로 한 발표에서 이같이 밝혔다.

모나건 회장은 우선 기술이 전례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의 속도와 범위로 변화하고 있음을 지적했다.

애거사 크리스티의 추리소설에 알고리즘을 적용해 작가가 주로 사용한 플롯 구성을 밝혀내고, 목소리만으로 그 사람에게 어떤 질환이 있는지를 알아내는 시대에 왔다는 것이다.

그는 우리 인간이 '피와 살'로 이뤄진 것이 아니라 '데이터'로 구성됐다고까지 이야기한다.

이런 변화가 가능했던 것을 AI의 특징으로 설명했다.

그가 보기엔 AI는 무어의 법칙(컴퓨터 칩의 성능은 18개월마다 2배로 향상된다), 메트칼프의 법칙(네트워크의 가치는 참여자 수의 제곱에 비례한다), 크라이더의 법칙(하드디스크의 용량은 2년에 2배씩 증가한다)의 교집합이다.

엄청나게 방대한 데이터를 네트워킹을 통해 빠른 속도로 처리하며 학습할 수 있다는 의미다.

새로운 기술로 일자리가 줄어든다는 우려가 많이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모나건 회장은 새로운 기술로 리스크도 감소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유방암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는 촬영술을 그 사례로 들었다. 유방암은 여성 8명 중 1명이 앓은 질환이다.

이 기술 덕분에 생존율이 4배 증가하고 비용은 65% 감소했다고 전했다.

모나건 회장은 "변화에 저항하는 사람은 어디서나 있다"며 "정보를 활용해 어떻게 리스크를 줄일 수 있느냐가 보험에서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결국 경제가 '더 좋게(better), 더 빠르게(faster), 더 싸게(cheaper)'라는 방향으로 바뀔 것이라고 봤다.

특히 저출산 고령화로 의료비용이 증가하고 있어 현재의 의료시스템은 지속 가능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모나건 회장은 "과거와 현재는 같을 수가 없다"며 "우리가 경제 모델을 변화시키지 않고 기술에 적응하지 않으면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기술이 우리에게 혜택을 가져다주겠지만 이를 위해서는 기술과 함께 사람과 데이터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기술을 위한 기술이 아니라 인간을 위한 기술을 고안해야 한다"며 "보험업계의 목적은 고객이 더욱 오래 건강하게 살 수 있게 하는 것이고 이는 보험업계의 사회적 책무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번 행사는 보험연구원이 미국의 생명보험마케팅연구협회(LIMRA)와 처음 여는 국제 콘퍼런스다.

이날부터 이틀간 '인지 시대의 보험', '보험 기술 규제', '중국의 헬스 개혁', '오늘날을 변화시키는 기술' 등 4차 산업혁명이 촉발할 보험산업의 미래 혁신을 주제로 한 발표와 전문가 토론이 진행된다.



pseudoj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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