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몸 노인' 건강 적신호…"흡연·운동부족·짠음식이 주범"

입력 2017-11-06 06:31
수정 2017-11-06 07:09
'홀몸 노인' 건강 적신호…"흡연·운동부족·짠음식이 주범"

서울대 보건대학원, 서울 거주 노인 4천13명 생활습관 분석결과

(서울=연합뉴스) 김길원 기자 = 혼자 사는 노인이 배우자 및 자녀들과 함께 사는 노인보다 건강 행동을 잘 실천하지 않는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흡연과 운동부족, 짠 음식 섭취 등이 대표적인 위험 생활습관으로 꼽혔다.

서울대 보건대학원 조성일 교수팀은 2013년 지역사회건강조사에 참여한 60∼74세의 서울시 거주 노인 4천13명(남 1천814명, 여 2천199명)을 대상으로 혼자 사는 노인, 가족과 함께 사는 노인으로 나눠 평상시 생활습관을 비교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6일 밝혔다.

이번 조사 대상 노인 중에는 13.2%(532명)가 가족 없이 혼자 살고 있었다. 성별로는 혼자 사는 여성의 비율이 전체 여성의 18.4%(404명)로 남성 노인의 혼자 사는 비율 7.1%(128명)보다 훨씬 높았다.

문제는 혼자 사는 노인이 전반적으로 건강을 해칠 수 있는 생활습관을 가진 경우가 많았다는 점이다.



혼자 사는 남성 노인의 경우 가족과 함께 사는 노인에 견줘 흡연율이 1.80배 높았다. 같은 조건에서 혼자 사는 여성 노인의 흡연율은 남성보다 높은 1.86배에 달했다.

특히 여성의 경우 가족과 함께 살더라도 남편 유무에 따라 흡연율에 큰 차이를 보였다. 남편 없이 자녀나 손자녀와 함께 사는 여성 노인은 남편이 있는 경우보다 흡연율이 9.12배나 됐다.

또 혼자 사는 여성 노인은 건강 유지에 필수적인 운동 등의 신체활동을 아예 하지 않는 경우도 가족과 함께 사는 경우보다 1.47배 높았다.

짜게 먹는 식습관은 혼자 사는 남성 노인에서 1.1배의 유의성이 관찰됐다. 흥미로운 건 가족과 함께 사는 남성 노인일지라도, 아내와 둘이서만 사는 노인이 자녀들과 함께 사는 경우보다 22%가량 덜 짜게 먹는 것으로 나타난 대목이다.

이에 대해 연구팀은 "노년기에 아내와 둘이서만 사는 경우 남편이 먹는 음식을 아내가 요리하는 반면 아내 없이 자녀 가족과 함께 사는 남성은 며느리나 딸이 해주는 요리를 주로 먹는다"면서 "이런 요리 주체의 변화가 염분 섭취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이와 달리 여성 노인은 남편 없이 자녀 가족과 함께 살더라도 계속해서 직접 요리를 맡게 됨으로써 짠 음식 섭취에 변화가 없었다고 연구팀은 덧붙였다.

조성일 교수는 "이번 연구는 혼자 사는 노인들이 건강 행동을 잘 실천하지 않는 것은 물론이고, 가족 중 누구와 함께 사느냐에 따라서도 건강 행동이 영향을 받는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어 "흡연 위험에 노출된 홀몸 노인을 대상으로 직접적인 교육과 설득 등의 접근을 시도하고, 운동량이 적은 경우에는 운동 동반자를 구하도록 돕거나 지역 사회 단체 운동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한국역학회가 발행하는 국제학술지(Epidemiology and Health) 최근호에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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