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운전허용' 사우디 성 격차지수 138위…3계단↑

입력 2017-11-02 17:55
'여성 운전허용' 사우디 성 격차지수 138위…3계단↑

"'인권 후진국' 중동·북아프리카 성 격차 해소에 157년 걸려"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내년 6월부터 전 세계에서 마지막으로 여성의 운전을 허용하는 등 최근 부쩍 여성의 인권과 교육, 취업에 눈을 돌리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성 격차지수가 138위라고 세계경제포럼(WEF)이 1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조사대상 144개국 가운데 하위권이지만 지난해보다 3계단 상승했다.

부분별 상세 지수를 보면 경제 참여·기회는 142위로 세계 최하위 수준이었지만 교육 성과는 96위로 한국(105위)보다도 높았다.

교육 성과 지수는 ▲남녀 문맹률 ▲초·중학교 진학률 ▲고교이상 교육기관 진학률 등에서 남녀 격차를 기준으로 산출한다. 기초자료는 유네스코의 교육지수 데이터베이스와 통계, 최근 자료를 사용한다.

이번 지수 산출이 대부분 작년 자료를 기준으로 삼은 탓에 사우디가 최근 몇 달 간 집중적으로 발표한 '파격'적인 여성 정책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내년 WEF의 성 격차 보고서에서 사우디의 순위 변화가 관심사다.

WEF 성평등·교육 담당 사디아 자히디 국장은 사우디 매체 아랍뉴스에 "내년에 사우디에서 여성이 운전을 할 수 있게 되면 그 영향을 알 수 있을 것"이라면서 "긍정적인 결과를 기대해도 된다"고 말했다.



WEF는 보고서에서 "초등 교육기관 진학과 전문·기술직에서 남녀 격차가 다소 줄었다"모든 상세 지수에 걸쳐 지난 10년간 중동·북아프리카에서 가장 큰 폭으로 진전했다"고 분석했다.

또 기저효과 때문이기도 하지만 지수를 처음 산출한 2006년에 비해 경제 참여·기회 지수에서 세계 2위, 교육 성과 지수에서 세계 5위의 상승률을 나타냈다고 높게 평가했다.

사우디의 성 격차 지수는 2006년 조사 대상 115개국 가운데 114위였다.

다른 중동 국가(이스라엘 44위 제외)도 여권 후진국의 오명을 벗지 못했다.

아랍에미리트(UAE)가 120위로 가장 높았고, 카타르 130위, 이란이 140위에 머물렀다. 내전 중인 시리아는 142위, 예멘은 144위로 최하위였다.

WEF는 "현재 속도라면 중동·북아프리카 지역에서 성 격차가 완전히 해소되려면 157년이 걸린다"고 전망했다.

h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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