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때문에?'…미얀마-방글라, 로힝야 난민송환 갈등 '점입가경'

입력 2017-11-01 17:01
'돈때문에?'…미얀마-방글라, 로힝야 난민송환 갈등 '점입가경'

"구호기금 문제로 송환 지연" vs "신원 확인 까다로워"

(방콕=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60만 명이 넘는 로힝야족 국경 이탈 난민 송환 문제를 두고 미얀마와 방글라데시 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방글라데시 측이 신속한 난민 송환을 위해 양국 간에 체결된 난민 송환 협약 개정을 요구하는 가운데, '인종청소'를 자행했다는 비판을 받던 미얀마는 구호기금 문제를 걸고넘어지며 송환 지연의 책임을 떠넘기려 하고 있다.

1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아웅산 수치 미얀마 국가자문역실의 저 타이 대변인은 방글라데시 측이 의도적으로 난민 송환 절차 개시를 미루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미얀마 정부는 난민을 수용할 준비가 됐다고 선언했지만, 방글라데시 정부가 양국 간에 체결된 송환 협정을 검토하면서 시간을 지연시키고 있다. 그들은 아직 난민 명단도 보내지 않았다"고 말했다.

저 타이 대변인은 특히 방글라데시 측이 송환 개시를 지연시키는 원인이 국제사회가 보내온 천문학적인 규모의 구호기금과 관련이 있을 것이라는 의혹도 제기했다.



그는 관영 일간 '글로벌 뉴 라이트 오브 미얀마'에 실린 인터뷰에서 "그들(방글라데시)은 4억 달러(약 4천459억 원)를 받았다. 이 문제로 난민 송환 프로그램이 지연되지 않을까 우려된다"며 "그들은 국제사회로부터 보조금을 받는다. 그들이 송환 문제를 둘러싸고 다른 고려를 하고 있지는 않은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방글라데시 측은 지난 1993년 양국 간에 체결된 난민 송환 협약이 조속한 난민 송환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며 미얀마 측에 개정을 요구해 놓은 상태다.

협약에 따르면 미얀마는 ▲정부가 발행한 신분증 소지자 ▲미얀마 당국이 발행한 여타 문서 소지자 ▲미얀마 거주 사실을 입증할 수 있는 증거를 가진 자를 정밀확인 절차를 거쳐 송환해야 한다.

또 송환은 자발적으로 이뤄져야 하며, 난민촌에서 출생한 아이의 경우 부모가 미얀마에 거주한 사실이 확인되어야만 송환이 가능하다.

그러나 국경 이탈 난민 가운데 상당수는 미얀마 국적을 부여받지 못한 데다, 전쟁을 방불케 하는 상황에서 거주 확인 서류를 챙기지 못한 상태다.

더욱이 미얀마 측은 협약에 언급된 '정밀한 신원확인 절차'를 이유로 하루에 최대 300명의 난민만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방글라데시 측의 반발을 샀다.

meol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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