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룰라 "대선 승리하면 테메르 정부 정책 되돌릴 것"

입력 2017-10-25 04:23
수정 2017-10-25 04:24
브라질 룰라 "대선 승리하면 테메르 정부 정책 되돌릴 것"

남동부 캐러밴 시작…재집권 성공 후 국민투표 추진 계획 밝혀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통신원 = 브라질 좌파 노동자당(PT)의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이 2018년 대선에서 승리하면 미셰우 테메르 대통령 정부의 정책 무효화를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24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룰라 전 대통령은 전날 남동부 미나스 제라이스 주 이파칭가 시에서 열린 행사 연설을 통해 자신이 다시 집권하면 테메르 정부 정책을 되돌리기 위한 국민투표를 시행하겠다고 말했다.

룰라 전 대통령은 우파 테메르 대통령 정부가 추진하는 민영화 정책을 강도 높게 비판해 왔다. 그는 중남미에서 전력 부문 최대 기업으로 꼽히는 국영전력회사 엘레트로브라스를 포함해 상당수 공기업이 민영화 대상에 포함된 사실을 언급하면서 "테메르 정부 인사들은 사기업 경영자처럼 행동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전날 행사에는 룰라 전 대통령 외에 지난해 탄핵으로 물러난 지우마 호세프 전 대통령과 페르난두 피멘테우 미나스 제라이스 주지사 등 노동자당 주요 인사들이 참석했다.

룰라는 2018년 대선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는 사실을 공개하면서 지지를 호소했다.



룰라는 전날부터 대선의 전략적 요충지 가운데 하나인 미나스 제라이스 주 10여 개 도시를 방문하는 캐러밴에 나섰다.

오는 30일까지 계속되는 이번 캐러밴을 통해 룰라는 과거 2002년과 2006년 대선 승리의 원동력이 됐던 지지 기반을 다지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2006년 대선에서 룰라는 미나스 제라이스 주의 주요 도시에서 53∼80%대 득표율을 기록했다.

앞서 룰라는 지난 8월 17일부터 9월 5일까지 20일간 북동부 지역 9개 주 25개 도시를 찾아가는 4천㎞ 캐러밴을 진행한 바 있다.



룰라가 잇달아 지역 방문에 나서는 것은 여론조사에서 나타난 높은 지지율을 앞세워 2018년 대선 출마 분위기를 조성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대선주자들을 대상으로 투표 의향을 묻는 여론조사에서 룰라는 35∼36%로 2위권과 배 이상의 격차를 보이며 선두를 질주했다.

극우 기독교사회당(PSC)의 자이르 보우소나루 연방하원의원이 16∼17%, 중도좌파 지속가능 네트워크(Rede)의 마리나 시우바 전 연방상원의원이 13∼14%로 2∼3위에 올랐다. 우파 브라질사회민주당(PSDB)의 제라우두 아우키민 상파울루 주지사와 주앙 도리아 상파울루 시장이 나란히 8%를 기록하며 4∼5위권을 형성했다.

룰라는 부패혐의로 수차례 기소됐고 현재 재판을 받고 있다. 항소 절차를 거쳐 실형이 확정되면 대선 출마가 좌절될 수 있다.

그러나 법조계에서는 룰라가 앞으로 진행될 고등법원과 연방대법원 재판에서 실형을 선고받아도 피선거권이 제한되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노동자당 지도부는 룰라가 재판에서 부패혐의로 실형을 선고받더라도 그를 대선 후보로 추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2018년 대선 투표일은 10월 7일이다.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 10월 28일에 결선투표가 치러진다.

fidelis21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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