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집권2기] ⑤당대회 마친 시진핑, 사드갈등·북핵해법 내놓을까

입력 2017-10-25 15:00
[시진핑집권2기] ⑤당대회 마친 시진핑, 사드갈등·북핵해법 내놓을까

한중, 통화스와프 연장 막판성사·2년만 국방장관회담 등 변화 조짐도

(선양=연합뉴스) 홍창진 특파원 = 제19차 당대회를 마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한중 최대 걸림돌인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갈등'에 어떤 태도를 보일 지 주목된다.

북한 미사일·핵실험 도발 역시 중국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으면 해결될 수 없다는 점에서 이에 대해 중국이 어떤 해법을 내놓을 지 관심사다.

사실 사드 배치는 북한의 미사일 도발에 대한 방어차원의 요격 무기라는 점에서 한국으로선 매우 절실한 선택일 수밖에 없으나, 중국으로선 미국의 미사일방어(MD) 전략으로 인식하면서 한국의 참여를 도발이라고 여기고 있어 갈등과 대립이 이어져왔다.

북핵 문제는 한반도 파멸을 이끌 수 있을 뿐더러 중국에도 부정적인 영향이 불가피해 한중 양국이 함께 해결책을 찾을 가능성이 있는 사안이라고 할 수 있으나, 한중 사드 갈등이 고조되면서 이와 관련한 '한중 공조'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여기에 올해 출범한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대북 강경 일변도의 해법을 구사하며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북핵문제는 국제무대 핫이슈로 부각됐다.

트럼프 행정부는 대북 제재 미흡을 이유로 중국을 겨냥한 압박 강도를 높여 왔고, 중국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결의 범위에서 북한에 대한 제재를 이행하면서도 제재와 압박 일변도의 트럼프 미 행정부에 반기를 들어왔다.

중국은 제재·압박과 더불어 대화가 병행돼야 한다는 입장을 일관되게 유지해왔고, 이런 미중 갈등·대립의 와중에서 주한미군의 사드 임시 배치를 이유로 미국이 아닌 한국을 상대로 한 보복조치를 1년 가까이 지속해오고 있다.

작년 7월부터 한미 양국이 주한미군 사드 배치 결정을 공식 발표하자 중국은 자국민의 한국 단체관광 금지, '금한령'(禁韓令·한류 금지), 한국 연예인의 중국 활동 제한 등으로 보복했다. 같은 해 11월 말부터 중국 진출 롯데 계열사의 전 사업장에 대해 세무조사, 소방·위생점검, 안전점검에 나섰다. 이로인해 롯데마트 중국 점포 112곳 중 87곳이 영업을 중단해야 했다.

급기야 롯데마트 매각이 추진되어야 했고, 중국이 지금까지 8조원 이상 투자한 중국 사업 전체가 흔들리고 있다.



이와 관련해 중국 전문가들은, 중국 당국의 입장을 대변하면서 한국 측이 적극적으로 풀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뤼차오(呂超) 중국 랴오닝성 사회과학원 한반도연구센터 연구원은 "중국 정부는 사드가 중국에 대한 위협이자 동아시아의 위협으로 본다"며 "중국이 사드 문제를 심각히 여기는 것을 한국이 더 깊이 알고 적극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진창이(金强一) 연변대 국제정치연구소 소장은 "중국 새 지도부의 한반도 정책이 어떻게 굴러갈지는 좀더 지켜봐야겠으나 아직은 불편한 상황이고 사드 해소가 중요하다"면서 "미국의 대중 억제전략에 한국이 참여한다는 중국의 시각으로 인해 당분간 정상회담 성사가 어렵고 중국을 행동에 나서게 하려는 한국 측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런 저간의 사정을 고려할 때 19차 당대회를 마친 시 주석이 사드와 관련한 입장을 이전과 달리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그럼에도 변화 가능성을 배제하기는 어렵다.

사실 사드 갈등·대립으로 인해 한중간 원/위안화 통화스와프 계약이 연장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으나 한중 양국이 최근 계약 연장에 합의했고, 24일 필리핀 클라크에서 열린 '아세안 확대 국방장관회의'(ADMM Plus)를 계기로 한중 국방장관 회담이 2년만에 열린 걸 보면 변화의 조짐은 있다.

이런 가운데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해 중국 새 지도부가 어떻게 대응할지도 면밀히 주목할 필요가 있으며, 한중 간 협력 모색이 절실해 보인다.

트럼프 미 행정부의 강력한 북핵 개입 정책으로, 북핵 문제는 이미 한중, 북미 만의 문제가 아닌 남북한-미국-중국이 복잡하게 얽힌 고차원의 방정식이 된 탓에 한중 간 협력의 필요성이 더 커지고 있다.

중국으로선 11월 트럼프 미 대통령의 방중을 계기로 한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핵문제가 최대 골칫거리일 수 있다. 미국은 중국이 유엔 안보리의 대북제재 결의 이행수준이 아닌 중국의 대북 독자제재를 요구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트럼프 미 행정부는 중국 당국이 북한에의 원유 금수 조처를 압박하고 있어 보인다.

중국은 지난 8월 북한산 석탄·철광석·수산물 수입금지를 규정한 유엔 안보리 결의 2371호, 지난달 11일 북한 섬유수출 차단과 해외 노동자 고용제한을 담은 안보리 결의 2375호 등의 제재 결의도 자국의 결단으로 가능했다며, 나름대로 노력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중국은 북한 체제를 붕괴시키는 수준의 제재는 불가하다는 선을 지키고 있다. 대북 원유 공급 중단 등의 제재는 자칫 북한 정권 붕괴로 이어질 것을 우려해 강력히 반대해왔다.

동북아 전략 구도에서 북한이라는 한미일 견제 카드를 살려둬야 차후 요긴하게 써먹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일정 수준에서 북한을 보호하려는 계산도 있어 보인다. 중국으로선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집권 이후 북중 관계가 불편해졌음에도 여전히 북한을 감싸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뤼차오 연구원은 "중국과 미국은 북핵문제에 대해 공통된 인식을 가졌고 이 문제에 관한 협력의 공간도 있지만 구체적인 방식에 있어서 생각이 다르다"며 "북한이 핵을 포기하면 국제관계와 대중 관계 개선이 이뤄지겠으나 핵을 고집하면 중조(中朝)관계는 파탄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진창이 소장은 "당분간 대북정책에 있어 중국과 미국이 공조할 가능성이 크며 중국이 미국의 요구를 모두 들어주기는 불가능하겠지만 상당부분 현재의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사실상 더 큰 압박이라고해야 원유 공급 중단 정도인 상황에서 중미 간 엇박자가 날 가능성은 별로 없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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