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드루 영 "대화가 무력보다 강해…북한 평창올림픽 참가하길"
전 유엔 주재 美대사, 숭실대에서 명예 정치학 박사 학위
(서울=연합뉴스) 김기훈 기자 = "언제나 폭력보다는 대화가 좋습니다. 가장 약한 대화라고 할지라도 대화는 무력보다 강하다고 믿습니다."
23일 숭실대에서 기자들과 만난 앤드루 영(85) 전 유엔 주재 미국 대사는 한반도의 긴장상황과 관련해 대화의 중요성을 이같이 강조했다.
목사이자 인권운동가인 영 전 대사는 1960년대 마틴 루서 킹 목사와 함께 인권운동을 펼쳤으며, 1977년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에 의해 아프리카계 미국인 최초의 유엔 대사로 임명됐다.
영 전 대사는 미국과 북한이 연일 격한 설전을 벌이는 데 대해선 "정책과 수사(rhetoric)를 구분해야 한다"고 운을 뗐다.
이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을 방문하게 되면 실제로 한국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게 되는지 이야기를 듣게 될 것"이라며 "누구도 핵무기를 사용하는 상황은 원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영 전 대사는 또 "북한의 지도자는 존중받길 원한다"면서도 "하지만 사람을 위협하는 데서, 폭탄을 터트리는 데서 존중이 나오지 않는다. 폭탄 터트리는 것은 자살 행위"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영 전 대사는 다가오는 평창 동계올림픽이 평화 정착을 위한 실마리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과 중국이 탁구를 통해 수교했음을 언급하며 "북한 팀이 한국에서 열리는 올림픽에 참가했으면 한다"며 "한 나라와 그 나라의 선수를 존중하는 경험을 통해 평화를 만들 수 있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영 전 대사는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이 방북 의사를 밝힌 것과 관련 "카터 전 대통령은 경청을 통해 평화를 찾을 수 있다고 믿는 분"이라며 북미 관계 해결의 적임자라고 평했다.
그는 "카터 전 대통령은 적마저도 존경해야 한다고 믿는 사람"이라며 "대부분의 현직 대통령은 전직 대통령이 대신 협상에 나서는 것을 좋아하지 않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과 카터 대통령의 방북이 서로를 더 잘 이해하는 계기가 되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영 전 대사는 이날 오전 숭실대에서 명예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이어 숭실대 창학 120주년 기념 국제학술대회에서 '갈등, 치유, 화해와 통일'을 주제로 기조강연을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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