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졸피뎀 중복처방…의료용 마약류 관리 부적정"
(세종=연합뉴스) 고유선 기자 = 서울대학교병원이 환자들에게 졸피뎀을 중복처방하고 있어 오남용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23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신동근 의원(더불어민주당)이 서울대학교병원에서 제출받은 자체감사 결과 자료를 보면 최근 2년간 졸피뎀 10mg을 처방받은 환자 8천27명 가운데 중복처방 일수가 7일을 초과하는 경우가 3천255명(40.5%)에 달했다.
중복처방이란 병원에서 일정 기간 복용할 약을 처방받았는데 이 기간이 지나기 전에 다시 내원해 같은 약을 또 처방받는 것을 뜻한다.
중복처방 일수가 7일을 초과한다는 것은 환자가 치료에 필요한 정량보다 졸피뎀을 7일치 이상 여분으로 보유하게 된다는 것인데 이런 경우 환자가 약을 오남용 할 가능성이 커진다.
특정 환자의 경우 처방 기간은 719일인데 실제로는 졸피뎀을 2천126일치 처방받은 사례도 있었다.
졸피뎀은 불면증 치료에 쓰이는 약품으로 처방을 받아야만 살 수 있는 전문의약품이다. 엄격하게 관리해야 하는 의료용 마약류로 분류된다.
신체적·정신적 의존성을 야기할 수 있는 특성 때문에 각종 범죄행위에 악용되기도 하는데 최근 '어금니 아빠' 이영학(35·구속) 역시 피해자에게 졸피뎀을 탄 음료수를 마시게 한 뒤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대학교병원은 장기 출장이나 여행으로 졸피뎀이 소진되기 전 처방을 받아야 하는 예외사유가 있다며 전자의료기록 시스템을 개선하고 직원교육을 시행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신동근 의원은 "(환자에게) 남는 졸피뎀이 발생하면 불법으로 졸피뎀을 유통하는 지하시장 형성에 기여할 가능성도 있다"며 "특히 중복처방 일수가 7일을 초과하는 경우는 상습적이라는 점에서 심각한 문제로 인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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