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통령 무력사용권 논란 '재점화'…"언제 어디서나 전쟁"
美상원, 내주 매티스·틸러슨 불러 개정 논의…미군사망사건이 계기
(워싱턴=연합뉴스) 강영두 특파원 = 아프리카 니제르에서 발생한 미군 특전부대원 사망 사건이 2001년 9·11 테러 이후 의회가 대통령에게 부여한 무력사용권'(AUMF) 개정 논란에 다시 불을 댕겼다.
알카에다와 같은 테러단체를 응징하기 위해 부여된 '2001 무력사용권'이 마치 대통령이 의회 승인 없이 모든 전쟁을 할 수 있는 백지수표처럼 악용되고 있다는 것이다.
미 상원 외교위원회는 내주 중 제임스 매티스 국방·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을 불러 무력사용권 개정에 대한 의견을 청취한다.
밥 코커(공화·테네시) 위원장은 21일 성명을 내 "현재의 위협은 역대 어느 때보다도 무력사용권에 대한 의회의 헌법적 역할에 대한 진지한 토론을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군이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IS 격퇴전을 벌이는 것은 물론, 알카에다를 비롯한 각종 테러단체와 세계 곳곳에서 맞서는 만큼, 이에 걸맞은 새로운 무력사용권 법률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다른 의원들도 9·11 테러 이후 알카에다 소탕 목적의 아프간 파병을 위해 제정된 '2001 무력사용법'이 남용되는 것에 제동을 걸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에드 마키(민주·매사추세츠) 상원의원은 "2001 무력사용권은 대통령에게 어디서, 누구와 싸울지를 결정하는 모든 권한을 부여하는 백지수표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팀 케인(민주·버지니아) 의원도 "의회는 지난 16년 동안 행정부가 언제, 어디서나 전쟁을 하도록 허용하면서 이 문제에 침묵했다"며 새로운 무역사용권 법률 제정을 주장했다.
트럼프 정부 들어 무력사용권 개정 필요성은 지난 4월에도 한 차례 제기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화학무기로 자국민을 살상한 바사르 알-아사드 시리아 정권을 응징하기 위해 토마호크 미사일 59발을 시리아 공군기지에 퍼부었을 때다.
그는 무력사용권을 근거로 의회 통보 없이 공격 감행을 결정했다.
당시 코커 위원장 등은 테러단체를 겨냥한 현행 무력사용권이 아사드 정권에는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전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2014년 8월 시작한 시리아와 이라크 내 IS 기지 공습 작전은 무력사용권을 바탕으로 개시했다.
그러나 2013년 똑같이 화학무기를 사용한 아사드 정권에 대해서는 무력사용권이 아니라 의회에 군사작전 승인을 먼저 요청했다. 그러나 의회 반대로 공격 계획은 무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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