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CD 사무총장 "한미FTA 개정협상, 韓경제 큰 타격 없을 것"

입력 2017-10-18 19:41
OECD 사무총장 "한미FTA 개정협상, 韓경제 큰 타격 없을 것"

"태양열 발전단가 급격히 하락…원자력 비용은 여전히 높아"

"한국, 여성·고령층 인력 적극 활용해야"

(서울=연합뉴스) 박초롱 기자 = 한국을 찾은 앙헬 구리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사무총장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협상이 한국 경제에 큰 타격을 주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신고리 5·6호기 공론화위원회의 결정이 사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원자력 발전 문제에 대해선 "대체에너지인 태양광의 경우 발전단가가 급격하게 하락하고 있지만, 원자력은 최소 발전단가가 훨씬 높다"고 언급했다.

구리아 사무총장은 18일 서울시청에서 박원순 서울시장과 공동으로 연 기자회견에서 한국 경제전망에 대한 질문을 받고선 "미국이 체결한 모든 FTA와 마찬가지로 한미FTA 또한 시험 상태에 들었지만, 아주 극단적 변화가 일어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OECD는 지난 6월 발표한 세계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을 2.6%로 전망하면서 경제성장률을 낮출 수 있는 요소로 북한과의 지정학적 긴장 고조, 한·미 FTA 개정 가능성 등을 꼽았었다.

구리아 총장은 "한국과 미국은 이미 오랜 기간 무역관계를 유지해왔다"며 "물론 (FTA 개정협상이) 한국 경제에 약간의 영향을 미치고는 있지만, 한국이 그간 미국과 무역을 하며 FTA에 전적으로 의존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발효된 지 얼마 되지 않은 한미FTA 개정협상은 20년이 넘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과는 그 영향력에서 차이가 클 것이란 게 구리아 총장의 판단이다.

원자력 문제에 대해서는 "에너지 발전 비용 구조가 급격하게 바뀌고 있다"며 "대체에너지인 태양광의 경우 발전단가가 급격하게 하락하고 있지만, 원자력은 최소 발전단가가 훨씬 높다"고 밝혔다.

이어 "중요한 것은 원자력을 얼마만큼의 비중으로 가져갈지 결정하는 것"이라며 "오염원 배출을 줄이고자 한다면 원자력도 하나의 가능성이기는 하다"고 말했다.

구리아 총장은 한국이 적극적으로 여성과 고령층 노동력을 활용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그는 "고령사회로 접어드는 가운데 이민정책을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지 않은 한국은 국내에 있는 인재를 활용할 수밖에 없다"며 여성과 고령 인력 활용을 권장했다.

구리아 총장은 "한국에선 연공서열에 따라 임금 수준이 결정되기 때문에 50대에 일찍 해고를 당하고 있다"며 "OECD 국가 중 한국에서 고령층 문제가 가장 심각하다"고 진단했다.



구리아 총장은 오는 19일 서울에서 열리는 '제3차 OECD 포용적 성장을 위한 챔피언 시장 회의'에 참석차 방한했다.

서울, 파리, 미국 댈러스, 테헤란 등 39개 도시 시장이 참여하는 챔피언 시장 회의가 아시아 지역에서 열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 시장을 비롯한 시장단은 챔피언 시장 회의에서 지속가능한 포용적 성장을 약속하는 '서울선언문'을 발표한다.

포용적 성장이란 '낙수 효과'와는 상반되는 개념으로, 경제 성장에 따른 기회와 부가 사회 전체에 공정하게 분배되는 것을 뜻한다. 여기에는 지속가능 개발 목표와 2015년 파리기후변화협약을 지지한다는 내용도 담긴다.

박원순 시장은 기자회견에서 "점점 심각해져 가고 있는 기후변화 문제에 전 세계가 뜻을 모아 공동으로 대응해나가야 한다는 데 모두가 공감하고 있다"며 "사회 안전망으로부터 거리가 먼 에너지 취약층, 경제 빈곤층일수록 재난으로부터 큰 피해를 볼 확률이 높고 회복 역량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우리는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에너지 대책 마련과 함께 경제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한 노력을 동시에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cho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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