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대법관 교체 카드 쓰는 김명수…대법원 지형변화 신호탄
1월 임기만료 김용덕·박보영 후임, 주중 '국민천거' 공고
이용훈 대법원 '독수리 5형제'처럼 진보·개혁성향 기용 가능성
(서울=연합뉴스) 방현덕 기자 = 신임 김명수(58·사법연수원 15기) 대법원장이 임명 제청하는 첫 대법관 후보자의 인선 작업이 곧 시작된다.
오는 2023년 9월까지인 김 대법원장의 6년 임기 중 대법관 13명이 모두 바뀌게 된다. 김 대법원장은 이번 첫 교체 카드를 통해 '김명수 사법부'가 지향하는 가치를 뚜렷이 내보일 전망이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은 내년 1월 1일 퇴임하는 김용덕·박보영 대법관의 후임자들을 법원 안팎에서 추천받는 '국민천거' 공고를 주중 낼 계획이다.
대법원은 천거된 인물 중 심사에 동의한 대상자들의 학력·경력·재산·병역 등을 공개한 뒤 일반의 의견을 수렴해 검증한다.
이후 법조계, 학계 인사 등 10명이 참여하는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가 후보군 3∼4배수를 추천하면 김 대법원장이 최종 후보를 정해 대통령에게 임명제청 한다.
진보성향으로 평가받는 김 대법원장은 첫 대법관 인선을 통해 상대적으로 보수적이었던 대법원의 이념 지형에 변화를 주려 할 것으로 관측된다.
법조계에서는 인권·노동 변호사나 개혁성향 고위 판사 또는 교수 등이 주요 후보군을 이루지 않겠느냐는 예상이 나온다.
참여정부 당시 이용훈 대법원장도 진보성향 '독수리 5형제'(김영란·박시환·김지형·이홍훈·전수안) 대법관을 기용해 다채로운 판례를 남겼다.
김 대법원장이 50대·판사·남성 중심의 획일적인 대법관 구성을 타파하겠다고 공언한 만큼 비(非)서울대·비판사·여성 출신도 유력하다.
일각에서는 전임 양승태(69·2기) 대법원장보다 김 대법원장의 사법연수원 기수가 13기나 낮아진 점에서 '대법관 연소화'를 전망하기도 한다.
국민천거·후보추천위원회 등의 절차를 거치지만 최종 후보 1명을 선택하는 대법원장이 대법관 인선 결과에 미치는 영향력은 매우 크다.
임명권은 대통령에게 있지만, 제청하는 입장인 김 대법원장은 지난달 첫 출근길에서 "(대법관 제청권을 놓고 대통령과) 충돌이 있을 때는 반드시 제 뜻을 관철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다만, 대법원은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의 역할을 보다 실질화하는 등 대법관 인선 절차를 개선하는 방안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법조계에서는 추천위원 10명 중 5명을 대법원장이 위촉해 대법원장 의중이 과하게 반영되고, 후보 추천 배경도 불투명하다는 지적 등이 제기돼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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