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각료들 군용기 출장 논란… "재무장관 7차례 9억여원 사용"

입력 2017-10-07 16:06
美각료들 군용기 출장 논란… "재무장관 7차례 9억여원 사용"

9차례 사용 요청… "유럽行 신혼여행 때도 시도했다가 철회"

(서울=연합뉴스) 고형규 기자 = 미국의 스티븐 므누신 재무부 장관이 큰 비용이 드는 군용 제트기로 지난 3월 이래 7차례 출장을 다닌 것으로 파악됐다고 저명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최근 보도했다.

NYT는 트럼프타워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기 위해 뉴욕 왕복 출장에 나섰을 때 소요된 1만5천 달러(1천720만 원)를 비롯해 이들 운항 경비로만 모두 80만 달러(9억1천720만 원)가 들었다면서 재무부 감사실의 감사 결과를 이같이 전했다.

이번 감사는 므누신 장관의 부인 루이즈 린턴이 지난 8월 21일 남편과 함께 군용기를 타고 이동한 사실을 인스타그램을 통해 알린 것이 주요 계기로 작용했다.

당시 부부는 장관의 켄터키 주 루이빌 상공회의소 연설과 포트 녹스 금괴 보관소 방문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이었다. 린턴은 사진을 올리며 "켄터키로의 훌륭한 당일 여행! 좋은 사람들과 아름다운 전원"이라는 소감을 적었다. 나아가 사진에 자신이 착용한 명품 브랜드명을 해시태그(#)를 달아 "#롤랑뮤레, #에르메스스카프, #에르메스스카프, #톰포드, #발렌티노"라고 나열하여 논란을 자초했다.



므누신 부부는 특히 현지에서 개기일식을 구경했다는 보도가 나와 곤욕을 치렀으나, 감사실은 그들의 방문이 개기일식에 맞춰졌다는 증거가 없다고 했다.

감사실은 또, 므누신 장관의 군용기 이용이 위법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다만 백악관 예산관리국(OMB)이 요구하는 증거 기준과, 재무부가 제공하고 백악관이 군용기 이용 요청의 정당성을 입증하려고 수용한 실제 증거가 서로 앞뒤가 맞지 않는 것이 우려되는 대목이라고 덧붙였다.

NYT는 올해 초 재임 이래 므누신 장관이 군용기를 사용하겠다고 요청한 횟수는 9차례였지만 실제 이용한 횟수는 7차례라고 설명하고, 요청했다가 취소한 것 중에는 부인과의 유럽행 신혼여행이 있다고도 지적했다. 므누신은 지난 6월 스코틀랜드 출신 여배우인 18세 연하의 린턴을 셋째 부인으로 맞은 바 있다.

신문은 일반 항공기 대신 값비싼 정부 전세기(40만 달러. 4억6천만 원)를 이용했다는 지적을 받고 사퇴한 톰 프라이스 보건복지부 장관, 라스베이거스 프로하키팀 창설 축사를 하려고 1만2천 달러(1천376만 원) 전세기 이용 경비를 사용하는 등 수차례 전세기 출장 논란을 일으킨 라이언 징크 내무부 장관, 전세기와 군용기 출장 경비로 5만8천 달러(6천650만 원)를 쓴 스콧 프루이트 환경보호청장 등을 열거하며 므누신 장관의 사례도 같은 선상에 놓여 있다고 봤다.

신문은 일반 항공기와 군용기 이용 시 비용 격차를 전하는 것으로 이들 고위 관료의 혈세 낭비 논란을 한층 부각하기도 했다. 대표적으로 므누신 장관의 6월 마이애미 군용기 이용 경비는 4만3천725.5 달러(5천13만 원)로 집계됐지만, 일반 비행편을 이용했다면 688 달러(79만 원)에 그쳤을 것이라고 전했다.

un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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