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용 "특전사, 美주파수할당 부족…'北지도부 참수작전' 못해"
1개 채널만 할당받아…미군, 추가 주파수 요청 수차례 묵살
"실질적 한미 군사공조 강화해야"
(서울=연합뉴스) 한지훈 기자 = 한반도 전시 상황에서 침투 작전을 전개할 특전사가 미군으로부터 군사위성 주파수를 제대로 할당받지 못해 작전 임무수행에 심각한 제한을 받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우리 군이 유사시 북한 전쟁 지도부를 겨냥한 '참수작전'을 위해 특수부대 창설을 준비 중이지만, 앞으로 미군과의 협의에 진전이 없다면 작전 자체가 불가능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8일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자유한국당 김학용 의원이 합동참모본부와 육군본부로부터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현재 미군 측으로부터 우리 특전사가 할당받은 주파수는 1개 채널이며, 과거 추가 채널을 할당받으려는 우리 측 요구는 수차례 묵살돼왔다.
통상 특전사는 침투 작전을 전개할 때 '공지통신무전기'라는 통신장비를 운용해야 한다. 침투 요원들이 적지에 들어가 상급 부대로 첩보를 보고하고, 연합 공중 전력 항공기의 폭격을 유도하는 데 사용하는 필수 장비다.
문제는 이 장비가 미군의 군사위성으로부터 주파수를 할당받아야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주파수 1개 채널당 구형 무전기(CSZ-5D)는 5개 팀까지, 신형 무전기(PRC-117G)는 13개 팀까지 동시 통화를 할 수 있는데, 우리 특전사가 보유한 무전기는 구형뿐인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우리 군의 특전사 침투 전력운용 계획에 따라 64개 팀이 적지에 침투할 경우 5개 팀만 무전기를 이용해 임무를 수행할 수 있고, 나머지 59개 팀은 적지 한가운데서 보고를 하거나 지휘를 받을 수 없게 된다.
국방부와 특전사는 이를 보완하기 위해 현재 AM 무전기(PRC-950K)를 함께 운용하고 있으나, 통신 성공률이 50% 미만으로 매우 저조해 침투 작전 시 요원의 작전 수행 능력을 담보하고 생존을 보장할 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군은 지난해 2월 주한미군과 합참 간 실무 회의인 한미 지휘통신협조단 회의(CSCG)를 통해 미군 측에 군사위성 주파수 3개 채널 할당을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같은 해 4월 미국 태평양사령부와 합참 간 실무 회의인 한미지휘통제상호운용성 회의(CCIB)에서도 거듭 주파수 할당을 요구했지만, 태평양사령부는 "현실적으로 추가 분배하기 어렵다"며 거절했다.
미국 태평양사령부는 지난해 8월 우리 군에 이메일 공문을 보내 "연합훈련 등에서는 3개 채널 지원이 가능하더라도 상시 지원은 불가능하다"고 통보했다.
그러나 북한의 잇따른 미사일 도발로 한반도 위기가 어느 때보다 고조된 상황에서 치러진 올해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에서조차 주파수 1개 채널만 운용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김 의원은 지적했다.
김 의원은 "김정은 등 북한 수뇌부를 제거하는 참수작전 수행 특수부대를 창설하려는 시점에서 한미 간 이견으로 통신장비 문제 하나 해결하지 못하는 상황이 매우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말로만 한미동맹을 강조할 것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한미 군사 공조를 강화하는 한편, 특수전 부대의 독자적인 침투 능력을 키우기 위한 전력화에도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hanj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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