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구 "저희가 배우겠다"…'금융 소비자님'에 자세 낮춰
금융위원장, 손해보험협회 주최 '금융 소비자 간담회' 참석
(서울=연합뉴스) 홍정규 기자 =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25일 주부와 대학생 등을 초청해 한껏 자세를 낮췄다.
최 위원장은 이날 손해보험협회에서 연 '금융 소비자 간담회'에서 "오늘 이 자리에서 주시는 소중한 의견을 통해 저희가 많이 배워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간담회 참석자들을 '소비자님'으로 호칭하면서 "소중한 의견을 말씀해주시면 어느 것 하나 허투루 듣지 않도록 제가 철저하게 관리하겠다"고 다짐했다.
간담회를 마치기에 앞서 최 위원장은 "소비자분들께서 적극적인 건의를 통해 부족함을 채워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들과의 나이 차는 제쳐놓더라도 국무위원(장관급)인 금융위원장이 이처럼 금융 소비자를 깍듯이 대한 것은 그동안 보기 드문 모습이었다.
금융권에서 '소비자 보호'는 어제오늘의 구호가 아니지만, 실제로는 소비자보다 금융회사의 목소리가 더 크다는 비판이 있던 게 사실이다.
특히 행정고시 상위권 출신의 '엘리트 관료'들이 즐비한 금융위는 그동안 당국의 권위를 내세우면서 다소 잘난 체하고 고압적이라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최 위원장이 금융위를 대표해 허리를 굽힌 것은 자신의 성품도 성품이지만, 앞으로 소비자를 모든 정책의 중심에 두겠다는 당국의 의지를 강조하려 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소비자를 위한 금융정책을 추진하고자 하는 금융당국의 의지에 비해 구체적인 아이디어가 부족한 것이 사실"이라며 금융위를 다시 한 번 '낮은 곳'에 뒀다.
이어 "앞으로는 소비자를 가장 우선순위에 놓고 금융정책을 추진하고자 하며, 오늘이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금융위는 이날 간담회에서 ▲ 어려울 때 더 큰 힘이 되는 금융 ▲ 생활 속 금융이용 불편 해소 ▲ 금융서비스의 공정성과 투명성 제고 ▲ 소비자의 숨어있는 자산 찾아주기 등 4가지 방향에 따라 '유병자 실손의료보험 출시'를 비롯한 10개 개혁 과제를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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