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전문가들 "'北완전파괴', 보복능력 과시한 트럼프식 표현"
(워싱턴=연합뉴스) 강영두 이해아 특파원 =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19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유엔 총회 연설에서 한 북한 '완전파괴'(totally destroy) 발언에 대체로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
더글라스 팔 카네기 평화연구소 부원장은 연합뉴스에 보낸 논평에서 이 발언에 대해 "미국이 엄청난 보복 능력을 갖추고 있다는 트럼프식 표현"이라며 "북한의 침략행위가 없는데도 무력을 사용하겠다는 의미는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팔 부원장은 1993년 1차 북핵 위기 당시 빌 클린턴 대통령이 비무장지대(DMZ)를 방문한 자리에서 "북한이 핵무기를 사용한다면 북한의 마지막 날이 될 것"이라고 압박한 것과 트럼프 대통령의 '완전파괴' 발언 간에는 별다른 차이가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클린턴 전 대통령은 세계적인 지도자에 어울리지 않는 언어를 사용해 김씨 정권과 경쟁하려고 하지는 않았다는 점만 트럼프 대통령과 달랐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미 싱크탱크인 한미경제연구소의 마크 토콜라 부원장도 "트럼프 대통령 연설의 본질은 미국은 북한을 군사적으로 다룰 능력이 있지만, 평화적 해법을 선호한다는 것"이라며 '완전파괴'라는 표현에 큰 비중을 두지 않았다.
토콜라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혼자만으로는 북한에 충분한 경제·외교적 압박을 할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하고 국제사회의 도움을 요청했다"며 "이는 그의 거친 수사와 상관없는 현실적인 접근법"이라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유엔 총회 연설에서 "미국은 엄청난 힘과 인내가 있지만, 미국과 동맹을 방어해야 한다면 우리는 북한을 완전히 파괴하는 것 외에 다른 선택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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