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평양 벼랑끝 대치로 아시아에 美-中 신냉전 조성"

입력 2017-09-17 16:16
"워싱턴-평양 벼랑끝 대치로 아시아에 美-中 신냉전 조성"

(서울=연합뉴스) 권영석 기자 = 북한의 잇따른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도발로 김정은 북한 정권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거친 '벼랑끝 말폭탄'이 난무하는 가운데 한반도 긴장이 고조되면서 미국과 중국 간 신냉전이 조성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필리핀 드라살대학의 리처드 자바드 헤이다리안 교수는 17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기고한 칼럼에서 "한국전쟁 휴전 70여 년 만에 세계가 또다시 깊은 구렁텅이에 빠지기 직전"이라며 이런 견해를 피력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이 경제적인 생명줄을 제공하는 탓에 북한이 도발을 지속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일본의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은 북한에 매파적인 대응을 압박하는 가운데 중국은 북한의 체제 변화를 원치 않는 탓에 난감한 입장이고, 이 때문에 미중 대치라는 신냉전 구도가 짜여지고 있다는 것이 헤이다리안 교수의 설명이다.

헤이다리안 교수는 북한 핵·미사일 문제 이외에 주한미군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문제도 신냉전을 조성한 원인으로 꼽는다.

그는 한반도에 미국 주도의 군사력 증강에 반대하는 중국은 한반도 사드 배치를 강력하게 반대하면서, 보복 조치로 한국 기업들의 중국 시장 접근을 어렵게 하고 중국인의 한국 관광을 금지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헤이다리안 교수는 이어 북한과의 대화를 꺼리지 않고 사드 배치에 대해서도 다소 유보적인 입장이었던 문재인 대통령이 막 집권하고선 중국과 타협의 여지가 있었으나, 갈수록 한중관계가 어려워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아울러 "한국 입장에서 보면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해선 현재 위기국면의 진정과 중국의 외교적 지원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헤이다리안 교수는 또 "역사학자인 브루스 커밍스 미국 시카고대학 석좌교수도 지금까지의 휴일한 해법은 직접 대화였고, 실제 그걸 통해 북한은 1994년부터 2002년까지 핵프로그램을 동결시켰으며 나머지 조치들은 한반도 위기를 악화시켰을 뿐이라고 말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그러면서 "미국과 중국, 일본, 남북한 간의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된다면 아시아 지역에 더욱 위험한 신냉전이 전개될 것"이라며 "세계에서 가장 역동적인 지역이 몽유병 환자처럼 분쟁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고 우려했다.

ysk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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