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비용이 원전의 절반인 해상풍력발전 등장…"획기적 순간"(종합)

입력 2017-09-12 01:12
英, 비용이 원전의 절반인 해상풍력발전 등장…"획기적 순간"(종합)

힝클리 포인트 C 원전 '고비용 논란' 증폭시킬 듯

(런던=연합뉴스) 황정우 특파원 = 영국이 30년 만에 건설을 재개키로 한 원자력발전과 비교해 영국 정부가 부담하는 비용이 절반에 불과한 해상풍력발전 건설 프로젝트들이 승인됐다.

이에 따라 영국 정부가 노후화된 원전들을 새로운 원전들로 대체키로 방침을 정한 이후 처음 건설을 승인한 '힝클리 포인트 C 원전' 건설을 둘러싼 고비용 논란이 증폭될 것으로 블룸버그 통신은 전망했다.

영국 기업·에너지·산업전략부는 11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차액계약제도(CfDs)에 따른 2차 입찰에서 기록적인 규모의 신재생 발전을 확보했다"고 발표했다.

성명은 "(입찰) 경쟁이 소비자들의 비용을 끌어내렸다"며 "해상풍력발전 프로젝트들이 2022~2023년부터 메가와트時(MWh) 당 58파운드 이하로 전력을 공급한다"고 설명했다.

성명은 "이번 입찰에서 모두 11개의 신재생 발전 프로젝트들이 성사됐으며 이를 모두 합치면 3기가와트(GW), 360만 가구가 쓸 수 있는 규모"라며 "이번 입찰은 영국이 청정에너지 분야에서 여전히 매력적인 투자처임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특히 성명은 "2022~2023년부터 발전을 시작하는 해상풍력발전들은 지난 2015년 실시된 1차 입찰 때와 비교하면 비용이 50% 미만"이라고 소개했다.

영국 정부는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높이기 위해 2014년 도입한 차액계약제도는 권리행사가격(투자비를 반영한 전력가격)이 기준가격(영국시장 평균 전력판매가격)보다 높으면 정부가 발전사업자에 차액을 지급한다.

반대로 기준가격이 권리행사가격보다 높으면 발전사업자가 차액을 정부에 반환하는 방식이다. 발전사업자가 발전 시설을 건설해 15~30년 운영해 건설비용을 충당하는 방식이다. 대신 불확실성이 큰 장기 사업인 까닭에 영국 정부가 차액계약제도를 통해 일정 판매가격을 보장해주는 셈이다.

대신 정부는 입찰을 통해 낮은 권리행사가격을 제시하는 프로젝트를 승인한다.

이번에 승인된 11개 프로젝트에는 해상풍력발전 프로젝트 3개가 포함됐다.

덴마크 '동 에너지'(Dong Energ)와 스페인 'EDP'는 각각 1천386MW, 950MW 규모의 해상풍력발전단지를 건설하면서 57.50파운드/MWh를 권리행사가격으로 제시했다.

사업자 '트리톤 놀'은 860MW 규모에 74.75파운드/MWh를 써냈다.

이 세 프로젝트에 의한 해상풍력발전 단지들은 모두 2021~2023년부터 1단계 전력 공급을 시작한다.

이 권리행사가격은 프랑스 국영 에너지업체 EDF가 영국 남동부에 짓기로 한 힝클리 포인트 C 원전 프로젝트에 적용된 92.50파운드의 절반 정도에 그친다는 점에서 영국에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블룸버그는 이들 신재생에너지의 비용 경쟁력이 점차 향상되는 가운데 힝클리 포인트 C 원전 프로젝트를 승인한 정부 결정이 추가적인 검증 아래 놓을지 모른다고 보도했다.

이번에 승인된 해상풍력발전 프로젝트 이외 '어드밴스드 컨버젼 테크놀로지' 프로젝트와 바이오매스 프로젝트 8개 가운데 7개도 권리행사가격이 74.75파운드/MWh로 힝클리 포인트 C 원전보다 낮다.

힝클리 포인트 C 원전 프로젝트는 영국이 노후 원전을 신규 원전으로 대체키로 방침을 정하고 30년 만에 재개되는 원전 건설 프로젝트다.

EDF가 사업 파트너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다가 지난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의 영국 방문을 계기로 중국 업체인 CGN의 사업 참여가 확정됐다.

EDF-CGN 컨소시엄은 2025년까지 깆노 힝클리 포인트 원전 단지에 각 1.67GW 규모의 새로운 원전 2기를 완공한다는 계획이다. 완공되면 영국 전체 전력 공급의 7%를 차지하는 대형 원전이다.

이번 입찰에서 승인된 11개 프로젝트 전체 발전규모와 비슷한 수준이다.

총사업비가 180억파운드(약 32조원)로 EDF와 CGN이 66.5% 대 33.5% 지분 비율을 사업을 추진한다.

힝클리 포인트 C 원전 건설 프로젝트는 정부가 EDF 측에 권리행사가격으로 92.50파운드/MWh를 조건으로 해준 탓에 끊임없는 고비용 논란에 휩싸였다.



환경단체들과 신재생에너지 업체들은 해상풍력발전 비용이 1차 입찰 때보다 50%가량 급락한 것은 이들 청정 기술이 정부 보조금을 받지 않고도 전통적인 발전 형태들과 빠른 속도로 경쟁하는 환경이 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해상풍력발전 업계가 지난 2007년 이래 해상풍력발전 규모를 두 배로 늘리는 동안 발전비용을 급감시켰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해상풍력발전 승인을 받은 '동 에너지' 영국법인 대표 매튜 라이트는 "이번 낙찰 결과는 해상풍력발전에 획기적인 순간"이라며 "이는 또한 좋은 일자리들을 만들어줄 것"이라고 말했다.

리처드 해링턴 영국 기업·에너지·산업부 차관은 성명에서 "정부는 청정에너지 성장을 산업 전략의 중심에 놓고 있다"며 "(영국에서) 오는 2021년까지 해상풍력발전에 175억파운드가 투자될 것"이라고 말했다.



jungw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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