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교육청의 체육교육 실험…도 단위 학교스포츠대회 폐지
"올해 대회가 마지막…학생자치 강화 목적"
(수원=연합뉴스) 류수현 기자 = 교육부가 전국 학생을 대상으로 운영하는 '전국 학교스포츠클럽 대회'에 불참 의사를 밝혔던 경기도교육청이 도 단위 학교스포츠클럽 대회(축제)도 올해를 마지막으로 더는 열지 않기로 했다.
도교육청은 지정된 대회 일정에 학생들이 맞추는 것이 아니라 대회 참가 여부를 스스로 결정하는 등 학생들이 스포츠클럽을 주도적으로 운영해야 한다고 보고 구체적인 지원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엘리트 체육을 지양하고 일반 학생들에게 체육 활동을 생활화하도록 한다'라는 학교스포츠클럽의 본래 취지를 살리고 학생자치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7일 경기도교육청에 따르면 오는 9∼10일 수원과 안산 등 도내 5개 지역 28개 경기장에서 '2017 경기 학교스포츠클럽 축제'가 열린다.
축구와 테니스, 치어리딩, 배드민턴 등 16개 종목이 진행되는 이번 대회에는 교육지원청 단위 지역리그전을 거친 초·중·고 학생 9천800여명이 참여한다.
학교스포츠클럽은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정규 수업이나 방과 후 시간을 활용해 다양한 스포츠를 즐기는 교육 사업이다.
올해 도내 2천337개 초·중·고에서 150만여명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부는 학교스포츠클럽 활성화를 위해 2008년부터 시도 대표팀을 선발해 시합하는 전국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그러나 경기도교육청은 스포츠클럽이 과도한 경쟁과 성적 중심으로 변질했다고 본다.
클럽 운영이 대회 선발과 출전에 초점이 맞춰지다 보니 소수 학생만 대회를 누리게 됐고, 선발되지 않은 학생들을 위한 스포츠클럽은 대부분 미흡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또 경쟁이 과열되면서 일반 학생만 나가야 하는 대회에 체육 특기자가 몰래 출전해 적발되는 등 부작용까지 나타났다.
이런 이유 등으로 도교육청은 도 단위의 스포츠클럽 '대회'라는 명칭을 지난해부터 '축제'로 바꿔 종목별 시상제를 없앴으며, 올해 4월에는 전국대회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도교육청은 내년부터 도 단위 대회를 열지 않는 대신 지역 시도체육회나 체육회 가맹단체 등이 주관하는 대회 정보를 학생들에게 안내할 계획이다.
시도교육청이 주관하는 대회에 학생들의 참여를 강요하는 게 아니라 자율성을 부여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판단에서다.
더불어 도 대회 운영비와 전국대회 참가비 등으로 집행된 학교스포츠클럽 예산 일부를 클럽 활동비로 전환해 학생들이 대회비, 차비, 간식비 등 필요한 예산을 직접 수립할 수 있도록 도울 계획이다.
도교육청은 조만간 일선 학교에 학교스포츠클럽 새 운영 방안을 안내할 예정이다.
경기도교육청 체육건강교육과 관계자는 "궁극적으론 학생들이 모든 것을 스스로 하는 '학생자치 학교스포츠클럽'이 모토"라며 "그러기 위해선 시도교육청이 행사를 주관하고 성적이 좋은 아이들에게 상을 주는 역할에서 벗어나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클럽을 통해 스포츠를 즐기는 것도 좋지만, 그 연장선에는 배움이 있어야 한다"라며 "앞으로 도교육청은 체육 관련 진로교육 활성화를 위해 미래 융복합 스포츠체험 등 시대변화에 맞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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