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A 놓고 한·미 싸우면 중국·북한만 이득"

입력 2017-09-04 15:47
"FTA 놓고 한·미 싸우면 중국·북한만 이득"

"한미 정상, 북한에 공동 대응해야" 이정민 연대 교수 WP 기고

(서울=연합뉴스) 김아람 기자 =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두고 한국과 미국이 마찰을 빚으면 북한과 중국만 이득을 본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정민 연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3일(현지시간)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에 기고한 글에서 "핵실험 후에도 백악관이 한미FTA 폐기를 추진하면 한미동맹을 희생해 미국의 가장 견고하고 중요한 아시아 동맹국 중 한 곳에 심각한 손해를 입힐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3일 북한 6차 핵실험 전에 들려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한미 FTA 폐기 검토 소식이 "애초 정당화할 수 없는 행동"이라면서도 "북한의 가장 위협적인 핵실험 후 한미FTA 폐기는 북한과 중국에 보낼 수 있는 최악의 신호"라고 우려했다.

한미FTA를 손질할 필요가 있다면 그 목표가 "미국의 일방적인 폐기가 아닌 재협상"이어야 한다고 이 교수는 설명했다.



이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은 공동으로 북한 김정은 정권에 명확하게 대응해야 한다"며 한국과 미국의 "연합 전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대북 선제타격을 암시하려는 유혹이 커지겠지만 선제타격은 한국에 최악의 옵션으로, 주한미군기지와 민간인을 겨냥한 북한의 공격을 유발할 것"이라며 "문 대통령은 백악관에 선제타격을 반대할 권리가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남북관계가 개선되면 개성공단을 다시 열고 관광객 여행을 재개하고 싶어 하지만 수소폭탄을 가진 북한은 파트너가 아니다"라며 "대화에 반대하는 사람은 없지만 문재인 정부의 북한을 향한 짝사랑은 끝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남은 사드(THAAD·고고도사일방어체계) 배치 절차를 진행하고, 한국이 핵 억지력은 아니지만 북한을 타격할 수 있는 자체 공격용 무기 개발과 배치에 박차를 가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내놨다.

ric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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