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 글로벌 은행, 공용 디지털 화폐 개발사업에 동참
(서울=연합뉴스) 문정식 기자 = 6개 글로벌 은행이 신종 디지털 화폐를 개발하는 사업에 동참했다.
31일 파이낸셜 타임스에 따르면 바클레이즈와 크레디트 스위스, 캐나디안 임페리얼 뱅크 오브 커머스, HSBC, 미쓰비시 UFG, 스테이트 스트리트 등 6개 은행이 이른바 '공용결제화폐'(utility settlement coin)' 사업의 회원사로 합류했다.
공용결제화폐는 스위스의 UBS가 금융시장의 결제를 효율화하자는 취지에서 만든 것으로, 도이체방크, 산탄데르, BNF 멜론 등이 이미 회원사로 참여하고 있는 상태다.
회원사들이 늘어났다는 것은 공용결제화폐 사업이 한 단계 진전했음을 뜻하는 것이다. 회원사들은 각국 중앙은행들과 심도 있는 협의를 통해 데이터 프라이버시와 사이버보안 조치를 강화하기 위해 힘을 합치기로 했다.
UBS의 핀테크 혁신 담당 부서장인 하이더 제퍼리는 "우리는 중앙은행들, 행정당국과 협의를 벌이고 있고 내년말 제한적 상용화를 목표로 향후 12개월에 걸쳐 협의를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용결제화폐는 대표적 가상화폐인 비트코인을 뒷받침하는 기술인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개발된 것이다. 블록체인은 중앙집중 서버에 거래 원장을 보관하지 않고 네트워크에 연결된 다수의 컴퓨터에 이를 분산시켜 검증토록 함으로써 위조를 막는 방식이다.
당초 글로벌 은행들은 사기에 대한 우려 때문에 블록체인 기술에 회의적이었지만 최근에 와서는 금융시장 거래의 결제를 신속히 처리하고 결제 시스템을 뒷받침하는 자본과 비용을 줄이기 위해 활용 가능성을 탐색하는 상황이다.
공용결제화폐가 도입되면 은행들은 주식과 채권 같은 유가증권을 사고 팔면서 전통적인 화폐의 결제가 끝나기를 기다릴 필요가 없어진다. 각국 중앙은행에서 다양한 국가 통화로 교환할 수 있는 공용결제화폐로 바로 결제가 되기 때문이다.
금융시장의 거래대금을 결제하고 정산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물론 이를 처리하기 위해 지원되는 자본과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 공용결제화폐가 추구하는 목표다.
현재 은행들 사이에 이뤄지는 거래는 복잡하고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며 비용도 적지 않은 것이 문제점으로 남아있다. 은행들이 거대한 후방지원 업무부서를 두고 있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컨설팅회사인 올리버 와이먼이 2015년에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금융업계가 거래의 청산과 결제 과정에서 부담하는 비용은 연간 650억∼800억 유로로 추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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