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 70주년, 2018 제주 방문의 해' 내달 선포

입력 2017-08-29 16:08
'4·3 70주년, 2018 제주 방문의 해' 내달 선포

5대 분야 100개 사업 11월 확정 추진…세계인 공감대 확산

(제주=연합뉴스) 김호천 기자 = '제주4·3' 70주년을 맞아 온 국민과 세계인이 함께하고 공감하는 '제주 방문의 해' 사업이 추진된다.



제주도는 29일 도청 제2청사에서 '4·3 70주년 2018 제주 방문의 해' 추진 기본계획 마련, 제주4·3 70주년 범국민위원회와 70주년 기념사업위원회, 제주4·3희생자유족회, 제주4·3평화재단, 제주문화예술재단, 제주관광공사 등 도내 12개 기관·단체장에게 보고했다.

제주 방문의 해 추진 계획은 문재인 정부의 국정 100대 과제에 포함된 '제주4·3 완전 해결' 4대 사업의 하나인 '제주4·3 제70주년 기념사업 추진'에 걸맞게 마련하기로 했다.

추진 기간은 이달부터 내년 12월까지 1년 5개월이며, 총 사업비는 71억7천500만원이다.

추진 목표와 슬로건, 세부전략 등은 민·관 협의를 거쳐 내달에 확정할 계획이다. 이에 따른 추모·위령, 학술, 문화예술, 교류협력, 세대 전승 등 5대 분야 100개 사업을 11월까지 선정한다.

올해 주요사업으로 먼저 내달 5일 제주도청에서 4·3 70주년 제주 방문의 해 선포식을 한다. 제주4·3연구소는 국내외 4·3 시기 제1세대의 기억 및 사료조사를 하고, 한국작가회의 제주도지회는 '작가가 만난 제주4·3, 그 후의 사람들'을 발간한다. 도는 가칭 제주 방문의 해 지정 기념 문화예술 한마당을 개최한다.

내년 4월 2일에는 제주도문예회관에서 4·3 70주년 전야제를 하고 '제주평화선언'을 선포한다. 다음날 제주4·3평화공원에서는 행정안전부가 제70주년 4·3 희생자 추념식을 거행한다.

4월 7일에는 제주4·3 제70주년 범국민위원회가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4·3 문화제를 개최한다. 이 문화제에는 전국의 문화예술단체들이 참가해 4·3의 아픔과 진실, 해결을 위한 화해와 상생, 평화와 인권의 미래가치로 승화하는 과정을 담은 공연을 펼친다. 4·3 관련 문학, 음악, 미술, 작품 등을 전시한다. 4·3 당시 음식을 체험하는 부스도 운영한다.

제주4·3 70주년 기념사업위원회는 4월 9일부터 15일까지 7일 동안 제주4·3평화공원에서 해원상생 큰 굿을 진행해 희생자의 넋을 기리고 유족의 한을 풀어준다. 고령의 생존 희생자와 유족들의 마지막 한을 풀어주기 위한 국내외 유족 초청행사도 한다.

제주4·3 국민 대토론회도 처음으로 마련한다. 인기방송인과 전문 지식인이 함께 토크쇼 형식으로 4·3의 진실을 쉽게 풀어 설명하고 그동안 이룬 해결의 성과를 모든 국민이 공유할 수 있게 한다.



유네스코 기록유산 등재사업도 진행한다. 2000년에 제주4·3특별법이 제정되고, 2014년에 4·3 희생자 추념일이 국가기념일로 지정되는 등의 성과가 있었으나 일부 단체에서 이를 폄훼·왜곡하는 사례가 발생함에 따라 4·3 기록물의 국제적인 공인을 통해 갈등의 소지를 근본적으로 없애기 위한 조치다. 등재 추진 목표 연도는 2022년이다.

제주4·3과 비슷한 역사적 운명을 지닌 동아시아의 청소년들을 초청해 평화와 인권의 가치를 공유하는 동아시아 청소년 국제평화캠프도 열린다. 이 캠프에는 전남 광주와 중국 난징, 일본 오키나와, 대만, 베트남 등지에서 선발된 청소년들이 참가한다.

이 밖에 사진으로 보는 4·3 역사 사진집 편찬, 강요배 화백 '동백꽃 지다' 장기 특별전, 4·3 역사 아카이브 전, 전국 문학인 대회, 4·3 희생자 유해발굴 및 유전자 감식, 4·3길 역사 탐방, 4·3평화상 시상, 국제 대학생 4·3 아카데미, 4·3과 세계의 제노사이드(가제) 외국어판 발간, 4·3 연계 제주여행상품 개발 지원 등 다양한 사업이 진행된다.

원희룡 제주도시자는 이날 "내년 70주년 행사는 4·3을 직접 경험했던 분들과 1세대 유족들이 이미 고령화에 접어들었기 때문에 어쩌면 생존자들을 중심에 두고 치를 수 있는 마지막 행사일 수도 있다"며 "더욱 절실한 마음으로 준비하라"고 당부했다.

그는 "많은 분의 눈물과 끈질긴 노력으로 4·3의 추념과 해결이 여러 성과를 거뒀지만, 앞으로 더욱 풍부한 내용으로 묵은 과제를 발전적으로 전진시킬 수 있도록 힘을 모아야 한다"며 "앞으로 각 기관·단체별로 4·3 희생자와 유족들에게 위로와 큰 힘이 될 수 있는 사업을 적극적으로 발굴하고 지원을 강화해달라"고 주문했다.

kh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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