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주택대출금리 30개월 만에 최고…규제강화 영향
7월에 3.28%로 상승…저축은행 가계대출금리 급등
수신금리 하락으로 예대금리차는 확대
(서울=연합뉴스) 노재현 기자 = 지난달 은행에서 주택담보대출을 포함한 가계대출금리가 크게 오르면서 차주들의 이자 부담이 커졌다.
한국은행이 29일 발표한 '2017년 7월 중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에 따르면 7월 예금은행 주택담보대출 금리(이하 신규취급액 기준)는 연 3.28%로 전월보다 0.06% 포인트(p) 올랐다.
이는 2015년 1월(연 3.34%, 이하 연 이율) 이후 2년 6개월 만에 최고 수준이다.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오르면 가계대출 증가세가 둔화할 수 있다.
그러나 변동금리로 대출받은 차주가 갚아야 할 이자가 많아진다는 점은 우려를 낳는다.
최영엽 한국은행 금융통계팀 부국장은 "5년짜리 은행채 등 지표금리가 상승하면서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올랐다"며 "그동안 정부의 가계대출 규제로 주택담보대출 심사가 깐깐해진 점도 영향을 준 것 같다"고 분석했다.
주택담보대출 금리와 연동된 5년짜리 은행채 금리는 지난 6월 2.08%에서 지난달 2.17%로 0.09%p올랐다.
지난달 은행의 전체 가계대출 금리는 3.46%로 0.05%p 올랐다.
집단대출 금리는 3.16%로 한달 사이 0.04%p 올랐고 보증대출(3.35%)은 0.14%p, 일반신용대출(4.44%)은 0.03%p 각각 상승했다.
반면, 예·적금담보대출 금리는 2.89%로 0.04%p 떨어졌다.
기업대출 금리(3.44%)는 0.01%p 내렸다.
대기업 대출금리는 0.02%p 올랐지만, 중소기업 대출금리는 0.04%p 떨어졌다.
제2금융권 대출에서는 상호저축은행 금리 상승세가 두드러진다.
상호저축은행 가계대출 금리는 15.23%로 1.19%p나 치솟았다.
기업대출을 포함한 일반대출 금리는 10.95%로 6월에 비해 0.38%p 올랐다.
최 부국장은 "저축은행 주택담보대출 취급 규모가 줄면서 전반적으로 대출 금리가 올랐다"고 설명했다.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신용대출 등 다른 대출상품보다 상대적으로 금리가 낮은 편이고 저축은행 가계대출에서 고금리 금융상품 비중이 높아졌다는 얘기다.
상호금융(3.97%) 대출금리는 0.03%p 올랐고 신용협동조합(4.68%)과 새마을금고(4.06%)는 각각 0.05%p, 0.03%p 내렸다.
은행의 저축성 수신금리는 연 1.48%로 전월대비 0.01%p 떨어졌다.
정기예금 금리는 1.43%로 0.03%p 떨어졌고 정기적금은 1.58%로 0.05%p 내렸다.
정기예금 가운데 금리가 연 2.0% 이상인 상품 비중은 1.0%로 6월(1.1%)보다 축소됐다.
이처럼 은행들이 수신금리를 내리다 보니 전체 대출금리(3.45%)에서 저축성수신금리를 뺀 예대금리차는 1.97%p로 6월(1.95%p)에 비해 커졌다.
잔액기준 예대금리차는 2.27%포인트로 지난달 수준을 유지했다. 이는 2015년 3월(2.27%포인트) 이래 가장 높다.
은행들이 이자 수익을 늘리는데 신경 쓴 결과로 풀이된다.
비은행금융기관 수신금리는 저축은행 예금금리(만기 1년 정기예금)가 2.26%로 0.09%p 올랐지만, 상호금융 예금금리는 1.72%로 0.02%p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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