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군 올라온 '사이클링히트' 한화 김원석 "어제 일일 뿐"

입력 2017-08-28 10:02
수정 2017-08-28 16:02
1군 올라온 '사이클링히트' 한화 김원석 "어제 일일 뿐"

(인천=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의 외야수 김원석(28)은 사연이 많은 선수다.

동의대를 졸업하고 2012년 한화에 투수로 입단했다가 타자로 전향한 뒤 방출당했고, 현역 군 복무 뒤 독립구단 연천 미라클을 거쳐 한화에 재입단했다.

올 시즌 개막 시리즈에서는 '신데렐라'로 떠올랐다.

그는 개막 4경기에서 15타수 8안타(타율 0.533), 5타점을 올렸다. 주전 중견수 이용규가 왼 팔꿈치 부상으로 빠진 공백을 훌륭하게 메웠다.

하지만 김원석 역시 부상에 발목이 잡혀 1군 무대에서 이탈했고, 시즌 내내 1군과 2군을 오갔다.

김원석은 27일 다시 한 번 1군의 부름을 받았다.



그는 이날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와 방문경기에 앞서 "팀에 피해가 안 돼야 한다"며 "어떻게든 1군에서도 팀에 도움이 되고 싶다"고 1군 콜업 소감을 밝혔다.

그가 1군으로 올라온 데는 2군에서 기록한 사이클링 히트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김원석은 전날 충남 서산구장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퓨처스리그 경기에서 올 시즌 처음이자 통산 26번째 사이클링 히트를 남겼다.

1번 타자로 출전한 김원석은 1회 좌월 홈런, 3회 우월 2루타, 4회 중전 안타를 쳤다. 이어 7회 우중간을 가르는 3루타를 날려 사이클링 히트를 완성했다.

정작 김원석은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는 "운 좋게 달성했다고 생각한다"며 "별로 의미를 두지는 않는다. 야구를 하다 보면 한 번쯤 나올 수 있는 기록"이라고 말했다.

단타, 2루타, 홈런을 친 김원석에게 한화 2군 코치진은 사이클링 히트를 염두에 두고 '장타가 나오면 아웃돼도 좋으니 무조건 3루까지 뛰라'고 지시했다.

김원석은 지시대로 했고, 결과가 나왔다.

그는 "타구가 운 좋게도 우중간을 갈랐고, 송구도 정확하지 않았다"고 역시 무덤덤하게 밝혔다.

김원석은 요즘 타석에 들어서기 전 김성래 2군 타격코치와 베테랑 내야수 정근우의 가르침을 두고두고 되새긴다.

김 코치는 공을 끝까지 보고 타격하라고 조언했고, 정근우는 타격할 때 힘이 필요 이상으로 들어가는 '오버스윙'을 자제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김원석은 헬멧 안쪽에 '지금 오버스윙XXXXX'라고 적어놓기도 했다.



사이클링 히트의 기운은 일단 끊겼다.

1군 복귀전인 이날 6번 타자 우익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팀은 2-4로 패했다.

김원석은 경기에 앞서 "어제 일은 어제 일일 뿐, 어제 잘 쳤다고 오늘도 잘 친다는 보장이 없다"고 했다.

이 말은 '어제 못 쳤다고 오늘도 못 친다는 법은 없다'는 소리도 된다.

ksw08@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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