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갈등 풀자'…韓, 다양한 수교 기념행사로 관계개선 시도

입력 2017-08-24 10:05
수정 2017-08-24 15:51
'한중 갈등 풀자'…韓, 다양한 수교 기념행사로 관계개선 시도

학술·경제 포럼·투자 로드쇼에 사진전·한중커플 토크쇼까지

(베이징·상하이=연합뉴스) 심재훈·정주호 특파원 = 주한미군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에 따른 갈등으로 한중 수교 25주년에도 중국 측이 냉랭한 태도를 보이는 것과 달리 한국 측은 베이징(北京)과 상하이(上海) 등에서 풍성한 행사를 마련해 관계개선을 시도하고 나섰다.

주중 한국대사관은 유관 기관들과 협력해 24일 베이징 중국대반점에서 한중 수교 25주년 기념식을 포함해 학술 및 경제 포럼, 투자 로드쇼 등 다양한 부대 행사를 마련해 분위기를 띄우기로 했다.

중국 측과 공동 주관했던 지난 2012년의 20주년 행사에 비하면 빛이 바래기는 하지만 한국 측은 한중 수교 25주년을 중요시하고 있음을 이번 행사를 통해 보여준다는 방침을 세웠다.

주중 한국대사관 관계자는 "최근 민감한 상황이지만 한중 수교 25주년이라는 뜻깊은 계기를 잘 활용해 한중 관계 회복 분위기를 조성하고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의 발전을 위해 이번 행사를 세심하게 준비했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에는 한중 학계 심포지엄을 통해 한중 수교 25주년을 회고하고 건설적 협력을 모색한다. 한국무역협회 등이 중심이 돼 준비한 한중 경제인 포럼에서는 한중 경제 협력의 성과와 과제, 미래 신산업에 대한 한중 공동 발전 방안을 찾는다.

코트라에서는 이날 오전부터 중국의 자동차, 조선, 기계 등 중국 대기업 20여 개사를 초청해 한국 부품 업체 30여 개사와 상담회를 한다. 또 중국 투자업체 50개사와 한국 로봇 관련 업체 10개가 참여하는 한중 로봇산업 투자유치 로드쇼도 한다.

한중 수교 25주년 기념식이 열리는 중국대반점에서는 전통주 및 홍삼 시음회, 화장품 홍보 부스 등이 운영되며 수교 이후 한중 관계의 발전을 돌아볼 수 있는 사진전도 열린다.

한중 수교 25년 기념식 또한 중국 측 주요 인사와 한국 교민 등 500여 명을 초청해 리셉션과 문화행사, 만찬 등으로 진행한다.

베이징의 한국 측 수교 25주년 기념행사에는 서열은 부총리급이지만 공산당원이 아닌 완강(萬鋼)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부주석이 중국 측 '주빈' 자격으로 참석할 예정이다.

문화공연에선 케이컬쳐그룹 '아양'의 노래에 이어 전통 연희 '사자춤'의 한중 합작 무대가 시연되며 가야금 산조와 발레리나 김주원 공연까지 다채롭게 준비됐다.

이는 지난 23일 중국 측이 중국대외우호협회 주관으로 100여 명만 베이징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 초청해 구색갖추기용 수교 25주년 행사를 한 것과는 대비되는 모습이다.

중국 측의 이날 행사는 별다른 축하 공연도 없이 행사 시작과 함께 귀빈 소개, 양국 국가를 제창한 뒤 천주(陳竺) 전인대 상무위원회 부위원장과 김장수 주중 대사의 축사가 끝나자 바로 만찬에 들어가며 1시간 반 동안 최대한 짧게 진행됐다. 수교 기념행사라는 훈훈한 분위기를 찾아보기 어려웠다.

상하이총영사관도 이날 수교 20주년을 기념해 다양한 행사를 진행했다. 중국 중앙정부나 상하이시 정부 당국자의 공식 참여는 없었지만, 한중우호의 의미를 되새기는 중소규모의 실무행사를 마련했다.

한국 유학생과 중국 대학생 12명으로 구성된 청년원정대의 한국 탐방 보고회 겸 해단식에 이어 윤봉길 의사의 활동을 알리는 '매헌 홍보단' 위촉식, 상하이지역 아동복지원 방문 등의 행사가 이어졌다.

중국인과 결혼한 한중 커플 50쌍을 초청해 토크쇼를 하는 '한중 다문화 가정의 밤' 행사도 개최됐다. 이들은 이날 행사를 기점으로 한중결혼가정 협의회를 발족시켜 한중우호 활동에 나서기로 했다.

하지만 베이징과 마찬가지로 상하이에서의 수교 기념행사도 당초 계획보다 축소되거나 변경, 취소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당초 중국인들과 함께 루쉰(魯迅) 공원(옛 훙커우공원)에서 환경미화 활동을 벌이기로 했으나 결국 취소됐다.

president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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