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조정장세'…주식형펀드로 돈 몰린다
2개월째 4천400억원 순유입…"국민연금 자금이 증시 실탄될 것"
(서울=연합뉴스) 윤선희 기자 = 국내 증시가 조정권에 들어서자 국내 주식형 펀드로 2개월째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
국내 큰손 투자가인 국민연금이 본격적으로 자산운용사에 위탁 자금을 집행하면 국내 증시 재상승을 이끌 실탄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다.
23일 제로인에 따르면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하고 국내 주식형 펀드가 7∼8월 2개월째 자금 순유입을 나타냈다.
국내 주식형 펀드는 올해 1∼6월까지 월간 단위로 자금 순유출을 지속하다가 지난달 순유입으로 돌아섰다.
최근 2개월간 국내 주식형 펀드로 순유입한 규모는 21일 현재 4천400억원에 달한다.
자금 순유입 규모는 7월에 1천788억원, 이달 들어선 현재까지 2천625억원으로 커졌다.
유형별로 보면 2개월 동안 기타 인덱스 펀드로 7천282억원이 들어왔고 배당주 펀드로도 3천570억원이 순유입했다.
올해 국내 주식형 펀드는 코스피가 대형주를 앞세워 사상 최고가 행진을 이어가자 투자자들 사이에서 고점 인식이 확산하면서 환매로 몸살을 앓았다. 올해 들어 현재까지 국내 주식형 펀드에선 4조9천875억원이 순유출했다.
자금은 빠져나갔지만 올해 들어 국내 주식형 펀드는 짭짤한 성과를 내고 있다.
연초 이후 수익률이 15.79%나 된다. 세부적으로 K200 인덱스펀드는 18.98%, 배당주 펀드는 14.98%의 수익을 각각 올렸다.
이런 가운데 코스피가 지난달 2,450선까지 도달한 뒤 차익실현 심리와 북핵 위험 고조에 이달 들어 지수가 조정 양상을 보이자 가격 이점이 생겼다고 인식한 일부 투자자들이 국내 주식형 펀드로 몰린 것으로 분석된다.
김형렬 교보증권 매크로팀장은 "지수가 신규 유동성 부족으로 상승에 제한을 받는 과정에서 법인이나 사모펀드 위주로 국내 주식형에도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며 "펀드 자금 유입은 증시 수급에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국내 주식형 펀드로 자금이 소폭이나마 유입되면서 기관 투자가가 증시에서 외국인을 대신해 수급 단비를 뿌려주고 있다.
이달 들어 유가증권시장에서 기관은 전날 기준 1조3천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면서 외국인의 순매도 물량(1조5천700억원)을 소화해냈다.
이중 주식형 펀드를 운용하는 기관인 투신(자산운용사)이 3천450억원어치 주식을 사들였다. 국내 큰손 투자가인 연기금도 이달 유가증권시장에서 5천630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시장에선 개인 투자자들이 공모 주식형 펀드로 눈을 돌리기를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큰 손 투자가인 국민연금이 다음 달에 펀드로 위탁 자금을 집행하면 증시 실탄이 넉넉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강현철 NH투자증권 이사는 "국민연금이 올해 국내 증시로 자금을 거의 집행하지 못해 자금 여력이 많다"며 "스튜어드십 가이던스를 확정하고 9월 중후반께 자산운용사로 주식형 펀드 투자 자금을 집행하면 증시 수급 기반이 탄탄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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