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원전땐 2030년 가구당 전기료 월 5천572원 더 부담"
현대경제硏 친환경 전력정책 보고서, 발전비용 6조6천억원 늘어
재생에너지 산업 육성·미세먼지 및 온실가스 감축은 편익
(서울=연합뉴스) 박의래 기자 = 정부의 탈원전 친환경 전력정책을 따라갈 경우 2030년에는 발전비용이 6조6천억원 늘어 가구당 전기요금이 매월 5천572원 늘어날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현재 정부는 신고리 5·6호기를 포함한 신규 원전 건설을 중단하는 한편 설계수명 만료 원전은 사용을 연장하지 않고 폐쇄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또 석탄발전소도 신규건설을 중단하고 노후발전기 10기를 조기 폐쇄하며, 대신 재생에너지를 2030년까지 20%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관련해 현대경제연구원이 22일 발표한 '친환경 전력정책의 비용과 편익' 보고서에 따르면 친환경 전력정책을 따를 경우 기존 정책을 유지하는 경우보다 2020년에는 연간 8천억원, 2025년에는 3조5천억원, 2030년에는 6조6천억원의 비용이 더 들 것으로 예상된다.
친환경 전력정책에 따라 발전단가가 높은 재생에너지와 천연가스 비중이 확대되기 때문이다.
이 경우 각 가구가 부담해야 하는 월평균 전기요금 인상분은 2020년은 660원이지만 2025년에는 2천964원, 2030년은 5천572원으로 추정된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2030년 기준으로 발전비용은 14.5%, 가구당 전기요금은 11.9% 인상되는 셈이다.
여기에 현재 건설 또는 계획 중인 신규 원자력발전소와 석탄화력발전소의 건설이 영구 중단됨에 따라 4조원 이상의 매몰 비용이 추가로 필요하다.
이 밖에도 탈원전 정책에 따라 국내 원자력 산업의 위축과 관련 분야 일자리의 감소가 예상된다.
국내 원자력 산업 전체 매출액은 2015년 기준 26조6천억원이며, 관련 산업에 종사하는 인력은 약 3만5천명이다.
그러나 친환경 전력정책의 편익도 있다.
우선 정부의 탈원전 정책은 국민안전을 지키고 불안감을 해소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또 석탄 화력발전이 줄어들면 미세먼지를 저감시켜 국민건강 증진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2030년을 기준으로 기존정책을 유지하는 경우보다 발전소에서 직접 배출되는 미세·초미세 먼지는 38% 이상, 2차적으로 생성되는 응축성 미세먼지는 30% 이상을 저감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고서는 예상했다.
석탄 화력발전의 축소는 온실가스 감축에도 기여할 전망이다. 파리 기후변화협약에 따라 한국도 2021년부터 온실가스 의무감축 대상국에 포함된다.
친환경 전력 정책을 펴면 2030년을 기준으로 2천120만t 이상의 온실가스를 추가로 감축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 밖에도 재생에너지 발전이 20%까지 확대되면서, 국내 관련 산업도 대폭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전 세계적으로 재생에너지 발전량은 지속해서 증가할 것이며, 특히 태양광과 풍력발전의 성장이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된다.
장우석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새로운 전력정책 추진에 따른 추가적인 비용은 사회적 합의를 통해 수용 가능한 범위라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국민 안전과 건강을 지키기 위한 정책인 동시에 신성장동력 창출을 위한 수단으로 장기적인 관점에서 친환경 전력정책을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다만 발전비용과 매몰 비용, 원전산업 위축 및 일자리 감소를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이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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