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편 국외송금·AI 지출관리"…하나금융·SKT합작 '핀크' 윤곽
하나은행 연동해 계좌개설 등 인터넷은행 기능 간접수행…카뱅과도 경쟁
"금융생활 분석해 도와주는 앱"…11번가와 연계 마케팅
(서울=연합뉴스) 이세원 기자 = 하나금융지주와 SK텔레콤[017670](SKT)의 합작회사 '핀크'(Finnq, 이하 핀크)가 출시 예정인 애플리케이션 '핀크'(이하 핀크 앱)의 윤곽이 21일 드러났다.
금융·정보기술(IT) 관계자의 설명을 종합하면 핀크 앱은 인공지능(AI) 생활금융플랫폼을 표방하고 있으며 KEB하나은행과의 서비스 연동 방식으로 카카오뱅크 등 인터넷 전문은행의 기능을 간접 수행할 것으로 보인다.
핀크가 인터넷 전문은행이 아니므로 핀크 앱이 예금·적금·대출 상품을 직접 취급하지는 않지만, 핀크는 이용자가 하나은행의 서비스를 소개받는 형식으로 "물 흐르듯 통장을 만들 수 있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마찬가지 방식으로 계좌개설 외에도 핀크 앱을 거쳐 하나은행의 적금 등 여러 금융상품도 계약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했다.
핀크 앱 이용자가 하나은행과 연동해 간편하게 대출도 받을 수 있는 기술적 기반도 마련됐다. 다만 핀크는 앱 공개와 이런 서비스까지 개시할지 나중에 시작할지를 내부 검토 중이다.
이용자들은 하나은행 계좌와 연동해 전자화폐를 충전할 수 있고 지인들에게 간편하게 송금할 수 있을 전망이다.
핀크는 국외송금도 간편하게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기 위해 당국에 소액해외송금업도 등록 신청했다. 서비스 대상 국가는 차차 늘려나간다는 방침이다.
실명 인증 등은 비대면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핀크가 역점을 두는 서비스는 지출관리다.
핀크 앱이 신용카드 거래 내용 등 금융 정보에 접근할 수 있도록 동의하면 AI가 지출을 분석하고 이용자에게 여러 가지 제언을 내놓는 구조로 설계됐다.
예를 들어 커피숍에서 한 달에 지출하는 금액이 통상 15만원 선이었는데 갑자기 20만원으로 늘어나면 핀크 앱이 '커피 너무 많이 마시는 거 아니냐'고 따끔하게 지적하거나 '그 돈으로 차라리 이런 적금을 들어라'고 제안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SKT의 음성인식 인공지능(AI) 서비스 '누구'(NUGU)의 알고리즘을 이용해 채팅 방식으로 이용자가 자신의 소비 패턴을 돌아보게 하고 이를 통해 금융생활 전반의 변화를 유도하겠다는 것이 핀크 측의 구상이다.
결국, 핀크 앱은 가계부의 역할을 겸하며 금융생활에 관해 이용자 개인에게 맞는 제언을 내놓는다는 점에서 프라이빗뱅킹(PB)센터의 성격도 일부 담당하게 될 것이라고 핀크 측 관계자는 전했다.
업종 자체는 인터넷 전문은행과는 구별되지만, 이용자 입장에서는 핀크 앱에서도 비슷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으므로 핀크는 일부 영역에서 카카오뱅크 등 인터넷 전문은행과 경쟁할 것으로 예상된다.
AI를 활용한 지출관리 등은 인터넷 전문은행에 없는 기능이라서 시장 반응이 특히 주목된다.
한준성 하나금융지주 그룹미래혁신총괄 부사장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핀크 앱이 "내가 지금 금융생활이나 지출관리를 잘하고 있는지 아닌지 적극적으로 분석해 도와줄 것"이라며 "(핀크 앱으로) 금융생활금융 플랫폼이 무엇인지를 정의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인터넷 전문은행과의 시장 다툼 가능성에 관해 "모든 것은 소비자들이 선택할 것"이라고 반응했다.
핀크는 SK텔레콤의 자회사 SK플래닛이 운영하는 온라인쇼핑몰 '11번가'와 연계한 마케팅도 벌일 계획이다. 핀크는 이달 중 핀크 앱을 공개하고 서비스를 개시한다.
sewon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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