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朴전대통령 출당문제 수면위로…혁신위 역할 주목

입력 2017-08-17 11:39
한국당, 朴전대통령 출당문제 수면위로…혁신위 역할 주목

홍준표, 토크 콘서트에서 '박근혜 출당' 정면으로 거론

지방선거 위해 '박근혜 프레임' 지우기…1심 선고 시점 분수령

'박근혜 동정표'에 기대서는 지방선거 힘들다고 판단한 듯

(서울=연합뉴스) 이한승 기자 =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16일 대구 토크 콘서트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 출당문제를 정면으로 거론하면서 박 전 대통령의 당적 정리 문제가 당내 현안으로 급부상했다.

홍 대표는 보수 진영의 본거지인 대구에서 '최순실 국정농단 게이트'로 탄핵당한 박 전 대통령을 작심 비판하면서 출당 필요성을 처음으로 공개 제기했다.

박 전 대통령이 국정운영을 잘못했고 정치적으로 책임을 져야 하는 만큼 출당문제 논의를 더는 미룰 수 없다는 게 발언의 취지다.

홍 대표가 첫 번째 토크 콘서트에서, 게다가 박 전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대구에서 정식으로 출당문제를 거론한 것은 이번만큼은 이 문제를 확실하게 정리하고 가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현으로 읽힌다.





홍 대표는 내년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서는 한국당에 덧씌워진 '박근혜 프레임'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앞으로도 상당 기간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재판이 계속되고, 특히 민주당에서 '적폐 정당'이라고 공격할 것이 뻔한 상황에서 이른바 '박근혜 동정표'에 기대서는 전국단위 선거인 지방선거를 승리할 수 없다는 게 홍 대표의 인식이다.

홍 대표는 박 전 대통령이 자진해 탈당하지 않는다면 어쩔 수 없이 강제적인 방식을 동원해서라도 박 전 대통령과 절연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판단하에 이번 출당 발언을 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당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당 지지율이 20% 안에 갇혀 있다. 이것은 박근혜 프레임이다"라며 "박근혜 프레임에서 어떻게 벗어날 수 있느냐가 한국당의 숙제"라고 말했다.

당 안팎에서는 박 전 대통령에 대한 1심 재판 결과가 나오는 시점에 박 전 대통령의 당적을 정리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사법적인 판단이 나오는 시점에 정치적인 책임도 함께 묻는 방안이 유력하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현재 박 전 대통령 구속 만기 시점인 10월 17일까지 1심 재판을 마무리하겠다는 구상이지만, 사안이 복잡해 연말이 돼야 선고가 나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나오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홍 대표는 일단 향후 토크 콘서트를 계속 진행하는 과정에서 박 전 대통령 출당에 대한 당 안팎의 여론 동향을 점검할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 17일의 토크 콘서트 무대인 울산은 상대적으로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지지세가 강한 지역에서 밑바닥 여론 동향을 살펴볼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여기에다 오는 24∼25일 충남 천안 우정공무원 연수원에서 열리는 정기국회 대비 의원연찬회는 당내 분위기를 가늠해 보는 계기가 된다. 만약 연찬회에서 옛 친박(친박근혜)계 핵심 의원들이 박 전 대통령 출당에 강력하게 반발한다면 출당 문제는 진통을 겪을 수밖에 없다.

일각에서는 홍 대표의 이번 언급이 바른정당 의원들을 향한 메시지라는 해석도 내놓고 있다. 내년 지방선거가 다가올수록 보수 통합의 목소리가 높아질 수 있는 만큼 바른정당 의원들에게 한국당으로 돌아올 수 있는 명분을 주기 위한 계산된 발언 아니냐는 것이다.



박 전 대통령 출당 여부와 관련해선 당 혁신위원회가 중요한 역할을 할 전망이다.

현재 혁신위는 인적 쇄신을 당 혁신의 중요한 테마로 잡고 있다. 다만 인적 쇄신 안건을 먼저 다룰 경우 나머지 혁신작업이 좌초될 수 있다는 우려에 따라 일단 인적 쇄신 작업은 후순위로 미뤄둔 상태다.

이에 대해 혁신위 관계자는 "박 전 대통령 출당은 인적혁신 차원에서 다뤄질 수 있지만, 현재 논의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한편 1987년 대통령 직선제 개헌 이후 취임한 5년 단임제 대통령 중 이명박 전 대통령을 제외한 노태우·김영삼·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이 모두 현직일 때 소속 정당을 탈당했다.

이 전 대통령의 경우 친이(친이명박)계 의원들이 대거 탈당한 지난 1월 새누리당 당적을 정리했다.

jesus7864@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