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국영, 의외의 소감 "겨우 50점짜리 경기…불만족스러워"

입력 2017-08-05 05:49
수정 2017-08-14 17:59
김국영, 의외의 소감 "겨우 50점짜리 경기…불만족스러워"

한국 단거리 육상 최초로 세계육상선수권 준결승 진출

(서울=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한국 단거리 육상의 새 역사를 써놓고도 김국영(26·광주광역시청)의 목소리는 완전히 가라앉아 있었다.

첫마디가 "불만족스럽다"였다.

김국영은 5일(한국시간) 한국 단거리 육상 최초로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준결승 진출을 이뤄냈다.

영국 런던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7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남자 100m 예선 5조 3번 레인에서 출발해 10초24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같은 조에서 뛴 6명 중 3위였다. 남자 100m 예선은 6조까지 편성했고, 각 조 상위 3명과 나머지 선수 중 기록이 좋은 6명에게 준결승 진출 티켓을 줬다.

하지만 김국영은 경기 직후 연합뉴스와 전화 인터뷰에서 평소보다 오히려 차분한 말투로 "운이 좋았을 뿐"이라며 "전반 50m까지는 괜찮았는데 후반 50m가 너무 별로였다"고 말했다.

그는 중반까지 선두로 치고 나갔지만 이후 순위가 밀렸다.

약점이 이번에도 그대로 드러난 셈이다.

김국영은 스타트가 뛰어나지만, 가속도를 높여 최고 속도를 끝까지 유지하는 능력은 조금 아쉽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이런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비시즌에는 400m 선수들과 함께 훈련하기도 했다.

김국영은 "훈련한 대로 뛰었으면 (경기) 후반에도 좋은 페이스를 유지해 (10초05로 조 1위를 한) 저스틴 개틀린과 거의 동시에 들어왔을 텐데…"라고 말끝을 흐린 뒤 "기록보다는 레이스 자체가 아쉽다. 너무 아쉽다"라며 한숨을 쉬었다.

그는 6일 오전 2시 5분, 한국 단거리 육상 '전인미답'의 준결승에 나선다.

김국영은 "내일은 기록을 떠나서 후반에도 떨어지지 않는, 후회 없는 레이스를 펼치고 싶다"며 "몸은 준비돼 있으니 하루 동안 생각을 많이 해야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면서 "오늘은 겨우 50점짜리 경기를 했다"며 "내일은 나 자신에게 80점을 매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ksw08@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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