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랑의 한반도] "美·中 문제로 넘어가선 안돼…한국 노력해야"

입력 2017-08-01 11:30
수정 2017-08-01 11:35
[격랑의 한반도] "美·中 문제로 넘어가선 안돼…한국 노력해야"

전문가들 조언…"한미·주변국간 조율·공조 필요"



(서울=연합뉴스) 백나리 이상현 기자 = 전문가들은 1일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도발 이후 한반도 주변 정세가 심상치 않은 상황에서 미국의 대북 강경기조 속에 한국이 뒤로 밀리는 상황은 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는 "한국도, 미국도 해법이 없어 보이는 상황이고 결국 구체적 대북정책에 대한 한미간의 조율이 중요하다"면서 "미·중 간의 문제로 넘어가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미국의 대북 강경기조는 결국 중국 길들이기로 볼 수 있는데 시간이 흘러 북한이 ICBM (완성에) 성공하고 6차 핵실험을 하면 미국의 선택은 딜레마에 놓일 것"이라면서 "미국이 제재 지속 국면을 유지하기보다 북미대화 등이 가능하도록 우리가 유도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박원곤 한동대 교수는 "미국이 본토에 대한 위협이 없도록 북핵과 미사일을 '동결' 수준에서 막는 것을 중국·북한과 합의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북한의 비핵화를 이끌어내는 게 중요한 한국으로서는 최악의 선택이고 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언제까지 비핵화의 동력을 유지할지도 고민해야 한다"면서 "비핵화라는 최종목표로 주변국이 같이 갈 수 있도록 한국이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냉정하게 따지면 우리만의 카드가 없고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이 제한적인 상황"이라면서 "지금 상황에서는 국제공조 균열을 막기 위한 주변국과의 충분한 대화가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북한의 고강도 도발로 남북관계 복원을 위한 문재인 정부의 구상이 난관에 봉착한 상황에서 전문가들은 대화의 문을 열어둬야 한다는 데 공감하면서도 해법에는 시각차를 나타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차원의 대북 제재와 한미연합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이 예정된 이달 이후로 정부가 북한과의 대화에 속도를 낼 필요가 있다고 봤다.

양 교수는 "지금은 (북한의 도발에 따른) 우리 국민의 심리적인 부분도 있고 정부도 대화에 속도 조절을 하는 것"이라며 "정부가 9월 이후 물밑접촉이나 특사파견을 고려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북한도 그때쯤엔 국면전환 전략을 구사하지 않을까 한다"고 전망했다.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대화의 문을 열어두되 '공포의 균형' 전략을 함께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고 교수는 "북한이 핵미사일 완성에 목표를 두고 질주를 하는 걸 상수라고 한다면 공포의 균형 전략을 고민해봐야 하는 것 아닌가 싶다"면서 "북한이 '핵은 만능의 보검'이라며 타협이 없다는 입장을 유지할 때 비핵화 중심, 대화 중심의 전략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박원곤 교수는 "현시점에서는 대북 대화 제의도 정치군사적 의미가 있는 제의는 중단하는 게 맞고 인도주의적 차원으로 (대화의) 끈을 이어가는 게 맞다고 본다"고 했다.

nar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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