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 여러 명이 환자 돌보면 사망률 47% 감소"

입력 2017-07-31 11:00
"전문의 여러 명이 환자 돌보면 사망률 47% 감소"

삼성서울병원, 심장내과 중환자실 환자 2천431명 조사 결과

(서울=연합뉴스) 김민수 기자 = 최근 주요 의료기관이 앞다퉈 도입을 논의하고 있는 '전담전문의 제도'와 '다학제 진료'가 중환자실 환자 사망률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의료기관이 전담전문의 제도와 다양한 진료과 의사들이 참여해 환자를 돌보는 다학제 진료를 도입하면 더 많은 환자의 생명을 살릴 수 있다는 사실이 객관적으로 입증된 셈이다.

양정훈 삼성서울병원 순환기내과 교수팀은 2012년 1월부터 2015년 12월까지 심혈관계질환으로 심장내과 중환자실에 입원한 환자 2천431명을 대상으로 사망률을 조사한 결과, 이같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31일 밝혔다.

연구진은 2013년 3월을 전후로 전문전담의 및 다학제 진료를 받지 못한 '낮은 관리그룹'(616명)과 해당 시스템으로 진료를 받은 '높은 관리그룹'(1천815명)으로 구분한 뒤 사망률을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높은 관리그룹의 사망률(4.1%)이 낮은 관리그룹의 사망률(8.9%)보다 4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심장 펌프기능의 급속한 저하로 인해 나타나는 '심인성 쇼크' 환자 중 에크모 치료를 받은 환자 사망률도 높은 관리그룹(22.5%)이 낮은 관리그룹(54.5%)보다 76% 낮았다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이같은 결과에 대해 연구진은 전담전문의 배치와 다학제 진료를 통한 신속한 협진이 환자 사망률 개선에 큰 도움이 된 것으로 분석했다.

미국 심장학회에서도 지난 2012년 상급종합병원의 심장내과 중환자실은 중환자전문의, 심장전문의 등을 같이 배치해야 한다는 권고사항을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아직 국내 의료기관 중 심장내과 중환자실에 전담전문의 제도 및 다학제 진료를 시행하고 있는 곳은 많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양정훈 교수는 "의학기술의 발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40% 이상 높은 사망률을 보이는 '심인성 쇼크' 환자들은 첫 12시간의 치료가 중요하다"며 "신속한 진단과 치료가 이뤄지려면 전담전문의를 배치하고, 다학제 진료를 시행해야 한다는 사실이 입증됐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 심장학회지'(Journal of the American College of Cardiology) 및 '국제심장학회지'(International Journal of Cardiology) 최근호에 각각 게재됐다.



kms@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