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가 항공 제압하자" 美中英佛 항공사 4인방 뭉쳤다

입력 2017-07-28 16:55
"저가 항공 제압하자" 美中英佛 항공사 4인방 뭉쳤다

(서울=연합뉴스) 신유리 기자 = 저가 항공의 공세에 맞서고자 미국, 중국, 영국, 프랑스의 대형 항공사 4인방이 고객 서비스부터 비행기 이착륙까지 전방위에 걸쳐 협력하기 위한 동맹을 맺었다.

27일 CNN 방송 등에 따르면 미 델타항공, 중국 동방항공, 프랑스 에어프랑스KLM그룹, 영국 버진애틀랜틱항공은 이날 항공 시간표, 요금, 공항 이용 등에서 협력하기 위한 조인트벤처를 설립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총 12억 달러 규모를 투자해 서로의 지분을 매입한다. 델타항공과 동방항공이 에어프랑스 지분을 각각 10% 사들이고, 에어프랑스는 버진애틀랜틱항공 지분 31%를 확보한다.

동맹이 각국 승인을 얻으면 각 항공사 승객은 공항 라운지를 폭넓게 이용하고, 마일리지 적립도 쉬워진다. 버진애틀랜틱 비행기가 영국 런던 공항의 에어프랑스 이착륙장을 이용할 수 있고, 에어프랑스는 버진애틀랜틱 비행기에 자사 승객을 이관할 수도 있다.

동맹이 발효되면 이들 항공사는 북대서양 시장에서 27%를 점유하게 된다.

델타항공, 동방항공, 에어프랑스는 이미 스카이팀 동맹에 있지만 이번 조인트벤처는 15년에 걸쳐 훨씬 폭넓게 적용된다.

델타항공은 이번 동맹으로 각국 항공사에 뻗은 입지를 한층 강화하게 됐다. 2013년 버진애틀랜틱 지분 49%를 사들인 데 이어 2015년에는 동방항공 주식 3.5%를 확보했다. 대한항공과도 태평양 노선을 잡기 위한 조인트벤처 설립을 추진 중이다.

괴짜 억만장자로 불리는 리처드 브랜슨은 이번 동맹으로 버진애틀랜틱 지분이 51%에서 20%로 떨어지게 됐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8일 보도했다.

그는 1984년 버진애틀랜틱을 설립했다.

그는 27일 공개 서한을 통해 동맹 이후에도 버진 브랜드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히고 "혼자서는 오케스트라를 연주할 수 없는 법"이라고 트위터에 적었다.

그러나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인 브렉시트가 변수가 될 수도 있다. 동맹 이후에도 버진애틀랜틱의 지분 중 과반이 유럽에 머물지만 영국 밖으로 80%가 나가는 셈이 되기 때문이다.



newglas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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