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美정부, 이란 핵합의 준수 확인…"협정정신은 어겨"

입력 2017-07-18 16:29
트럼프 美정부, 이란 핵합의 준수 확인…"협정정신은 어겨"

이란 외무장관 "핵무기 추구 안해…약속 지키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권혜진 기자 =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이란이 핵협정을 준수하고 있지만 핵협정 정신은 이행하지 않는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AP통신과 CNN 방송 등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 국무부는 이날 이란의 핵협정 합의 준수 여부에 관한 의회 보고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란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5개 상임이사국(미국, 중국, 러시아, 영국, 프랑스) 및 독일은 2015년 7월 이란의 핵 개발 중단과 서방의 대 이란 제재 해제를 골자로 한 '포괄적공동행동계획'(JCPOA)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미 국무부는 90일마다 이란이 핵협정을 준수하는지를 판단해 의회에 보고한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두 번째로 이뤄진 의회 보고에서 국무부가 이란이 핵 협정을 준수하는 것으로 판단함에 따라 이란에 대한 제재 면제 결정은 다시 90일간 연장된다.



그러나 국무부는 의회 보고에서 이란이 의심할 여지 없이 핵협정 정신을 이행하지는 않는다고 지적했다.

미 정부는 이란의 탄도미사일 개발·확산과 테러단체 지원, 시리아에서 저지른 악의적 행위 등을 그 근거로 제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부터 전임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 체결된 이란 핵협정을 '최악의 합의'로 혹평하며 집권 후 폐기하겠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표출했다.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도 지난 4월 JCPOA에 대해 "비핵화된 이란이라는 목표 달성에 실패했고, 단지 이란의 목표를 지연시킬 뿐"이라며 대 이란 전략의 변화 가능성을 시사했다.



미 정부 고위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과 렉스 틸러슨 국무부 장관은 이란이 '미국의 이해와 지역 안정에 가장 큰 위협 요인 중 하나'라는 인식을 여전히 갖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또 미 정부가 이란의 핵 협정뿐만 아니라 이란의 '악행'을 전체적으로 살펴보고 있다고 전했다.

미 정부는 이란이 산업용 핵연료 농축이 시간문제라는 판단하에 동맹국들과 손잡고 핵협정을 강화하고 이를 좀 더 강력히 적용할 수 있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이와 같은 트럼프 행정부의 의심과 관련해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은 "이란이 핵합의에 대해 진지하다는 것은 명확하다"며 "이란이 핵무기를 추구하지 않겠다는 맹세에는 유효기간이 없다"고 반박했다고 AP와 블룸버그 통신 등이 보전했다.

자리프 외무장관은 이날 뉴욕에서 열린 미국외교협회(CFR) 행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란은 핵무기를 만들지 않겠다는 약속을 지키고 있다"며 "핵무기는 어느 누구의 안보도 강화시켜주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로부터 어떤 신호를 받았느냐는 물음에 "우리는 모순된 신호들을 받았다.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불만을 나타내기도 했다.

luc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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