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년만에 '브로드웨이 42번가'서 다시 만난 최정원-전수경

입력 2017-07-17 17:31
수정 2017-07-17 17:59
21년만에 '브로드웨이 42번가'서 다시 만난 최정원-전수경

"꿈을 이뤄준 작품"…내달 디큐브아트센터서 개막



(서울=연합뉴스) 임수정 기자 = "21년 전 무대 뒤에서 앙상블 중 하나로 열심히 탭댄스를 췄어요. 다시 이 작품에 출연하게 돼 기쁩니다. 제 꿈을 이뤄준 작품이에요."(최정원)

1996년 국내 초연된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에 출연했던 배우 최정원(48)과 전수경(51)이 21년 만에 같은 작품에서 다시 만났다.

1996년 한국에서 첫선을 보인 '브로드웨이 42번가'는 1980년 미국 뉴욕 브로드웨이에서 초연, 이듬해 토니상 7개 부문을 석권한 작품이다. 뮤지컬 본고장인 브로드웨이를 배경으로 시골 아가씨 '페기 소여'가 스타 여배우로 성장하는 과정을 그린다.

재즈풍의 경쾌한 스윙 음악과 화려한 탭댄스, 화려한 군무 등이 매력적인 작품이다.

최정원은 한때 잘나갔던 여배우 '도로시 브록' 역을, 전수경은 '페기 소여'의 재능을 알리는 작곡가 '매기존스'를 연기한다.

이들은 이 뮤지컬의 초연 무대에서 각각 앙상블 중 하나인 '애니', 여배우 '도로시 브록'을 연기한 바 있다.

최정원은 17일 서울 중구 밀레니엄 힐튼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제작 발표회에서 "21년 전에 앙상블로 참여했던 공연"이라며 "이번에는 제가 소망했던 '도로시 브록' 역을 맡게 됐다"고 말했다.

이 작품의 초연 멤버이자 최다 출연자이기도 한 전수경은 "오랜만에 다시 합류했다"며 "나이가 들었어도 다양한 배역으로 이 작품과 계속 함께하고 있다는 게 자랑스럽다"며 웃었다.

특히 최정원은 이 뮤지컬을 "내 꿈을 이뤄준 작품이자 나 자신의 이야기"라고 소개했다.

"무명 배우였지만, 마지막에 결국 관객들에게 박수를 받는 주인공 '페기 소여'와 같은 경험이 제게도 있어요. 데뷔 작품을 끝내고 1990년 '가스펠'이란 작품의 오디션을 봤는데, 너무 쟁쟁한 선배들이 많아 제게 기회가 오지 않았죠. 그런데 주인공으로 원래 서기로 예정됐던 선배님이 사고로 공연 2주 전 하차하게 됐고, 제가 2주 만에 연습을 마치고 공연에 올라가게 됐습니다. '페기 소여'에게 일어난 일이 제게도 일어난 거죠."

최정원은 그 이후 자신의 배역이 아닌 대사나 상대역 대사 등을 다 외워놓는 습관을 갖게 됐다고 한다.

그는 "뮤지컬 분야가 아니더라도 본인이 준비만 돼 있다면 언제나 기회를 잡을 수 있다는 이야기를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카리스마 넘치는 연출가 '줄리안 마쉬' 역에는 14년 만에 뮤지컬 무대에 복귀하는 김석훈, TV와 무대를 활발히 오가는 이종혁이 더블 캐스팅됐다.

김석훈은 "노래와 춤이 돼야 하는 장르다 보니 직접 하기는 어렵다는 생각을 했지만, '줄리안 마쉬'는 연기가 더 중요한 역할이라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출연 배경을 밝혔다.



공연은 8월 5일부터 10월 8일까지 서울 신도림 디큐브아트센터에서 이어진다.

티켓가격은 6만~13만원. ☎1588-5212

sj9974@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