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 사랑보다 전문가 소견?"…美언론, 찰리판결에 의문 제기

입력 2017-07-10 16:43
"부모 사랑보다 전문가 소견?"…美언론, 찰리판결에 의문 제기

WSJ, 英희소병 아기 '파급력 큰 선례'로 지목하며 사설로 조명



(서울=연합뉴스) 김수진 기자 =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0일(현지시간) 사설을 통해 생후 11개월 희소병 환아 찰리 가드에게 연명치료 중단을 결정한 영국 법원 판결에 의문을 제기했다.

WSJ은 '찰리 가드 구하기(Saving Charlie Gard)'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찰리가 새 치료를 받더라도 오래 살지 못할 것이라고 영국과 유럽 법원이 인용한 전문가들의 말이 맞을지도 모르지만, 그들이 결정할 문제는 아니라고 주장했다.

신문은 병원이 찰리의 부모에게 아이를 집으로 데려가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지적한 뒤 이는 곧 아이가 숨을 거둘 경우 그 장소가 사랑하는 가족의 곁이 아닌 병원임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찰리는 누구의 아이인가, 그의 부모 혹은 국가?'라는 질문을 떠올리게 한다면서 영국 정부의 의료보건 시스템은 부모의 사랑에 앞서 전문가의 편을 들었다고 덧붙였다.

WSJ은 유럽은 단일 의료보험 체제라는 측면에서 미국보다 훨씬 앞서 있으며, 법원이 '삶의 질'을 이유로 찰리의 부모에게 실험치료를 허락하지 않음으로써 사회의 우선순위가 명백히 드러났다고 분석했다.

신문은 한 사회가 딜레마에 처했을 때 선례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법원이 찰리의 사례와 같은 논리를 편다면, 또 다른 법정에서 다운증후군이나 다른 유전병을 가진 아이를 상대로 제대로 된 삶을 누리고 있지 않다고 판결하는 것을 상상하는 게 어렵지 않다고 덧붙였다.

WSJ은 '누가 결정을 하느냐'고 되물으며 우리 선택은 부모의 편에 있다고 밝혔다.

세계에서 단 16명만 앓고 있는 희소병인 미토콘드리아결핍증후군(MDS) 진단을 받은 찰리는 영국과 유럽 법원에서 연명치료 중단 판결을 받았다.

찰리가 입원한 병원은 국내외에서 관심이 커지자 그가 외국에서 실험치료를 받을 수 있을지 판단해 달라며 런던 고등법원에 재심을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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